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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1 / 01

방명록

# 푸른 묘지의 방명록

「 ARES 서버 · 푸른 묘지 — 접속 승인 」

삼하인. 임무도, 일정도 없는 단 하루.

츄니티가 수첩을 옆구리에 끼고 분과를 돌았다. 이번 호(號)의 기획은 단순했다. 한 사람을 정해 놓고, 나머지 전원이 그 이름 아래 한마디씩을 남긴다. 방명록이라 불러도 좋고, 대외비 특집이라 불러도 좋았다.

모인 목소리는 대서고로 넘어갔다. 숙은 그것을 종이째 두지 않았다. 푸른 불꽃에 닿은 문장은 재가 되는 대신 파란 육각의 결정으로 굳었고, 그의 손끝이 허공을 짚을 때마다 한 칸씩 서가에 꽂혔다.

"…어차피, 잊히는 것보다는 읽히는 편이 낫지요."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숙이 중얼거렸다.

「 색인 개시. 스물세 명의 대원, 상호 기록 오백여섯 건을 정렬합니다 」

「 색인 № 01 · 도즈 — 실버 불릿 · 총대장 」

**루인.** 총대장. 인사번호가 어떻게 매겨졌는지는 관심 없어. 명령이 내려오면, 그걸로 충분하다.

**유라.** 순례 보고서를 올릴 때마다, 총대장님 앞에서는 거짓을 조금도 보탤 수가 없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미 다 아시는 것 같아서요. 음.

**숙.** 총대장님과 제 사이에는, 다른 누구에게도 열람권을 내드리지 않은 서가가 한 칸 있습니다. 그 안의 목록을 굳이 여기서 다시 꺼내지는 않겠습니다만 — 총대장님도 저도, 그 책이 어디 꽂혀 있는지는 잊지 않고 계실 겁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애수화.** 총대장님. 결재란의 서명은 늘 정확한 자리에 있었고, 늦으신 적이 없습니다. 왜인지는 여쭙지 않았습니다 — 다만 그 침묵에는 제가 함부로 헤아릴 수 없는 무게가 있다는 것만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그 무게를 혼자 지시는 일이 없으시길.

**하세운.** 전선에서 딱 한 번 총대장님 사격 지원을 받은 적 있는데요, 총구가 반쯤 돌아가는가 싶더니 이미 상황이 끝나 있더라고요. 쏘 굿, 그 한마디로는 부족합니다.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총대장님 그 은발이 조명 아래서 사진발 제일 잘 받으세요. 정작 본인은 사진 찍히는 거 질색이시지만. …흥미롭네요.

**돈친삼.** 도즈는 나한테도 존댓말 안 놓치더라. 딴 사람한테 다 그러는 거 보면 그런가 보다 하는데, 막상 받아보면 되게 낯설어. 안냐루 하고 그냥 넘어가지만.

**도펄.** ...최초래. ...그 얘기 들었을 때, 하나도 안 놀랐어. ...원래 그런 느낌이었어.

**시로냐.** 봉인의 탑이 뚫릴 뻔했던 그날, 총대장님의 은색 총구가 대신 그 틈을 메워주셨습니다. 판단도 빠르셨지만, 그 한 발이 더 빨랐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그 쌍권총 각도 한 번 본 적 있는데, 낭비가 하나도 없더군요. 롸큰롤, 총대장님. 저도 그렇게 정확한 한 방, 배우고 싶습니다.

**이리스오딤.** 도조, 존댓말이 무슨 돌처럼 딱딱해. 그래도 뒤는 확실히 든든하니까, 그거면 됐어.

**비체.** ……최초로 계시를 받으셨다지요. 그 후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뒤따랐는지, 총대장님은 다 세고 계실까요.

**쟌디.** 총대장님 존댓말은 제 앞에서도 한 번을 안 흐트러지시던데, 그거 왠지 제 해오체랑 닮은 것 같아오. 서로 어미는 다른데, 안 무너지는 건 똑같아오.

**엑타르.** "그래서, 형제." — 저는 늘 그렇게 여쭙는 쪽이었습니다. 총대장께서는 제 안의 증오조차 셈에 넣어 감시를 맡기셨으니, 저는 그 무게를 결과로 갚는 것으로만 답을 드립니다. 라이미라크를 위하여, 이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리엘아르.** 총대장님과 눈이 마주치면 뭔가 다 들키는 기분이 들어요 — 거짓말은커녕 망설임까지도요. 그런데 신기하게 무섭지는 않아요, 왜일까요?

**노아.** 총대장님의 선지력 앞에서는 제가 가장 공들여 쓴 보고서도 거짓과 사실이 즉시 갈릴 겁니다. 아직 그 앞에 직접 서 본 적은 없습니다만, 언젠가 검증받고 싶다는 생각은 합니다.

**엘리시온.** 우리는 총대장님을 뵐 때마다, 라이미라크의 첫 계시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하게 됩니다. 최초로 그 빛을 받아 든 분이 지금도 이 자리에 계시다는 것, 그 자체로 우리에게는 신앙의 증거입니다.

**라이라.** 어— 총대장님, 아니 도즈, 미안 자꾸 삐끗하네. 근데 가까이서 보면 머리카락이 완전 은색이더라, 그거 되게 신기해. 오~ 괜찮은데, 그 색?!

**밀르아.** 총대장님, 저를 직접 불러주셨다고 들었을 때… 에-, 엣토,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밤잠은 사실 많은 편이지만, 심야 당직만은 꼭 잘 해낼게요. 넷!

**리레군.** 총대장님. 제가 지운 흔적의 수만큼 총대장님은 그 사실을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지우는 자와 기억하는 자가 한 조직에 있다는 것 — 저는 그것을 다행이라 여깁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효리.** 총대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레퀴엠 일급으로 배정된 효리입니다. 백야의 계시로 앞을 살피지만 확정된 미래는 없다는 걸 압니다 — 그래서 더 갈고닦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는 모습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셰윌라.** 총대장님. 지휘와 판단은 신뢰합니다 — 제 보고서가 늘 정확한 자리에 놓이도록 하겠습니다. …눈을 오래 마주치지 못하는 건 제 오랜 버릇이니, 부디 헤아려 주세요.

「 색인 № 02 · 루인 — 복수자 」

**도즈.** 루인 대원의 방식은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습니다만, 결과는 늘 정확했습니다. 판단은 각자의 것입니다 — 그의 경계는, 아직까지는 지켜지고 있습니다.

**유라.** 루인 씨는 제 이름을 부른 적이 없어요. 늘 '순례자'죠 — 그게 거리를 두는 그만의 방식이라는 것 정도는 알아요. 음.

**숙.** 흐음. 루인 대원의 보고는 눈을 감은 뒤에야 정확해지더군요.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능력이라면, 제 서고의 목록 체계와 닮은 구석이 있다고 해두죠.

**애수화.** 루인 씨는 본부에 머무는 날이 손에 꼽을 만큼 적어서 서류함에 이름이 오르는 일도 드뭅니다. 그래도 막상 서명을 받으러 가면 거절 없이 펜을 쥐어 주시더군요. 부탁드립니다 — 다음에도 그렇게, 군말 없이.

**하세운.** 말없이 먼저 들어가 있는 거, 쏘 굿이야. 근데 가끔은 살아있다고 한마디는 해줘, 좀.

**츄니티.** 루인 씨는 대화가 세 마디를 넘는 법이 없어서, 수첩에 그분 페이지는 거의 백지예요. …흥미롭네요, 이렇게 짧아도 매번 뭔가 남기니까요.

**돈친삼.** 루인이랑은 말 거의 안 섞어봤는데 딱 보면 알아. 계획 안 세우고 먼저 들어가는 스타일, 나랑 완전 똑같잖아. 담에 같이 나가면 재밌을 거 같아.

**도펄.** ...말 없는 거... 나랑 비슷해. ...근데 저쪽이 더 빨라.

**시로냐.** 루인 님이라고 부르면 늘 반말로 돌아오시지만, 저는 그것을 무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존댓말을 잃어버린 자리에 다른 무언가가 대신 굳어 있다고,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록커킴.** 복수자 씨, 너무 몰아세우지 마. 됐다, 그 정도면.

**이리스오딤.** 루앙인지 뭔지, 말은 씹어먹어도 어깨는 딱 맞아떨어지더라. 조용한 놈이 제일 무서운 법이지.

**비체.** 본부에 머무시는 일이 드물다고 들었습니다. 스쳐 가신 자리에는 온기가 잘 남지 않더군요. ……그저, 그런갑다 합니다.

**쟌디.** 루인 씨는 말이 너무 짧아오. "완료했다" 한마디로 끝내시는데, 그게 오히려 믿음이 가서 이상해오.

**엑타르.** 그는 계획 없이 먼저 들어가고, 저는 그 결과를 코덱스보다 먼저 받아들입니다. "형제"라 부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말이 필요치 않은 사이지요 — 반말로 돌아오는 대답도, 결국 신뢰의 다른 얼굴일 뿐입니다.

**리엘아르.** 루인 씨가 항상 먼저 들어가시는 건, 어쩌면 누군가를 두 번 잃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어요. 여쭤본 적은 없지만… 그런 무게가 있어 보여서요. 혼자 짊어지지 않으셨으면, 그런 생각을 가끔 해요.

**노아.** 루인 씨는 서고에 오래 머무르지 않아 접점이 많지 않습니다. 다만 필요한 말만 남기고 돌아서는 방식을 보면, 침묵도 하나의 기록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확인된 것보다 추정이 많은 분입니다.

**엘리시온.** 루인 님과 스치는 순간은 많지 않지만, 그 큰 그림자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는 방 하나가 잠시 가득 차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말씀은 없으셔도, 존재만으로 무언가를 지키고 계신 분 같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라이라.** 루인한테 "친해?"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딱~~히~~?" 하고 웃게 되는데, 사실 걔 무심한 척해도 마음 쓰는 스타일인 거 다 알아. 오~ 그 무뚝뚝함도 나쁘지 않은데?! 다음엔 세 마디 이상 들어보고 싶어.

**밀르아.** 루인 님은 말수가 적으셔서 처음엔 어려웠는데, 결계 순찰 때 딱 필요한 것만 짚어주셔서 오히려 편했어요. 제 노래가 시끄러우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리레군.** 루인 대원. 당신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저는 남은 흔적을 지웁니다. 현장에서 마주치면 말이 없어도 손발은 맞더군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효리.** 루인 님, 처음 뵈어요. 말수가 적으시다는데 그 조용함이 왠지 든든해요. 저는 급하면 말이 좀 엉키거든요… dks, 아, 아무튼! 잘 부탁드려요.

**셰윌라.** 복수자라 불리신다고 들었습니다. 되찾고 싶은 것이 있다는 점에서는… 저와 닮았는지도 모르겠네요. 말은 아끼겠습니다.

「 색인 № 03 · 유라 — 수습 순례자 」

**도즈.** 유라 대원은 순례에서 돌아올 때마다 저를 찾아옵니다. 드문 일입니다. 그것이 그 대원의 판단이라면, 저는 듣습니다.

**루인.** ……순례자. 마주칠 때마다 쓸데없는 말은 안 하는 편이라 낫군. 동맹으로 얻을 게 있으면, 고려해보지.

**숙.** 유라 대원이 다음 순례에서 무엇을 들고 돌아올지는, 대개 그가 떠나기도 전에 얼추 짐작이 갑니다. 가져오신 것을 서가에 들일지 말지는 결국 제가 정하는 일입니다만 — 아직까지 거절해 본 기억은 그리 많지 않군요.

**애수화.** 유라 씨. 대서고에서 마주칠 때마다 굳이 말을 보태지 않아도 같은 계통의 언어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유라 씨는 신께 사랑받은 이야기를, 저는 지워진 자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부탁드립니다 — 다음 순례에서 무엇을 가져오시든, 무사히만 돌아오시길.

**하세운.** 유라, 눈 좀 빌려줘 — 등 뒤로. 위험은, 네가 제일 먼저 보잖아.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유라 씨 페이지가 수첩에서 제일 두꺼워요. 특파원 보고서치고는 과분한 취급이지만, 사실이니까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안냐루, 유라! 그 도끼 색깔 볼 때마다 눈이 즐거워. 밝은 하늘색에 분홍이라니, 전장에서 젤 화사한 무기 아니야?

**도펄.** ...조용한 사람. ...서고 밖에서는 잘 안 보여.

**시로냐.** 그 숲에서 함께 나섰을 때, 유라 님이 먼저 걸어 나가지 않으셨다면 저는 교란할 틈조차 찾지 못했을 겁니다. 같은 편에서 움직여주셔서 — 감사합니다.

**록커킴.** 순례자 씨는 눈이 밖을 향해 있더군. 위험한 건 늘 먼저 본다. 됐다.

**이리스오딤.** 유란이었나— 아무튼 조용한 애. 물어보면 대답은 제대로 하더라.

**비체.** 먼 곳을 자주 다녀오시는 분이군요. ……그 침묵의 무게라면, 이 성소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쟌디.** 저는 문 앞에서 들고 나는 사람만 확인하는 파수꾼이어오. 근데 유라 님은 나갈 때랑 돌아올 때 얼굴이 달라져 있어오. 그 문턱 넘는 거, 보기만 해도 마음이 놓여오.

**엑타르.** …누군가 했더니, 순례자 자매님이셨군요. 대담하지만 무모한 선택을 종종 하시는 분이니, 자매의 곁에서는 늘 한 걸음 앞서 셈해두게 됩니다.

**리엘아르.** 유라 씨가 순례에서 돌아오실 때마다, 짐이 아니라 좀 더 무거운 걸 내려놓고 계신 게 보여요. 그거, 조금은 저한테도 나눠주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노아.** 유라 씨가 현장에서 가져오는 것들이 없다면, 서고의 절반은 비어 있을 겁니다. 말을 많이 나누지 않아도 손발이 맞는 사이라고 봅니다. 그 새벽, 나란히 같은 방향을 보아준 순간은 지금도 새겨져 있습니다.

**엘리시온.** 유라 님이 순례에서 돌아오실 때마다 말수가 한 겹씩 줄어드는 것을, 우리는 멀리서도 알아챕니다. 시간에 눌려본 자만이 알아보는 무게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도 굳이 그 침묵에 말을 얹지 않습니다.

**라이라.** 유라, 가끔 너도 여기 사람 아닌 것처럼 붕 떠 보일 때가 있어~ 근데 순례 얘기할 땐 눈이 완전 반짝반짝, 그건 딱 여기 사람이더라니까? 다음 얘기도 나한테 풀어봐, 완전 궁금하단 말이야!

**밀르아.** 유라 씨는 저처럼 조용한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 반가웠어요. 순례 이야기 들려주시면, 저는 답례로 노래 한 곡 불러드릴게요!

**리레군.** 유라 대원. 순례의 흔적을 가장 멀리까지 남기는 분이시지요. 그 흔적만은 지우지 않겠습니다 — 남길 것과 지울 것을 저는 구분하니까요.

**효리.** 유라 님, 순례를 다니신다고요. 저도 높은 곳이랑 바닷가를 좋아해서 낯선 곳 이야기가 궁금해요. 언젠가 들려주세요 — 괜찮아요, 천천히요!

**셰윌라.** 유라 씨, 순례에서 돌아오면 늘 새 기록을 안고 오시죠. 그 이야기들, 성운서고 한쪽에 소중히 정리해 두고 있어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할게요.

「 색인 № 04 · 숙 — 푸른 묘지의 왕 · 수석 사서 」

**도즈.** 숙 사서에게는 기록 말소의 집행을 맡깁니다. 결정은 제 몫이나, 그 결정을 정확히 그어내는 손은 사서의 몫입니다. 지금까지 어긋난 적은 없었습니다.

**루인.** 패스파인더로 길을 다 안다며. 나는 안 보이는 데를 먼저 들어가는 쪽이라, 마주칠 일은 없겠지.

**유라.** 숙 씨는 제가 가져온 것들의 허가와 거절을 함께 쥐고 있는 분입니다. 다음 순례 경로까지 이미 계산해 두셨다는 걸 알아도,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음.

**애수화.** 숙 씨는 책장 하나 흐트러진 것도 못 참고 다시 정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서류를 다루는 입장에서는, 그 결벽이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 정돈되지 않은 기록은 언젠가 사람을 다치게 하니까요.

**하세운.** 서고 책장 각도까지 딱딱 맞춰놓는 거 볼 때마다 신기해, 숙. 그 결벽 덕분에 급할 때 필요한 자료 바로 찾아지니까, 나쁘진 않아.

**츄니티.** 숙 사서님은 홍보실을 철거하란 말도, 인가한다는 말도 없으시죠.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그 무표정한 침묵이 제일 편하면서 제일 무서워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숙 앞에서는 나도 조심스러워져. 뭘 해도 계산이 딱 맞는 사람인데 나만 자꾸 그 계산 밖으로 튀어 나가나 봐. 화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흐음 하고 마는데, 그게 더 어려워.

**도펄.** ...존댓말이 길어. ...나랑 다르게.

**시로냐.** 숙 님을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대서고를 조용히 지키고 계신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놓입니다. 말이 적으신 만큼, 담아두신 것도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록커킴.** 필요한 말만 하는 사람이더군. 서고 쪽은 그쪽한테 맡기면 됐다.

**이리스오딤.** 숙. ……이상하게 이름이 안 헷갈려. 서고에 처박혀 사는 것치곤 쓸만한 놈이야.

**비체.** 랜스 끝에서 셸이 터지기 전, 아주 잠깐 멈추는 순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적이야말로, 이 성소의 침묵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쟌디.** 숙 님 말투는 좀 어려워오. 그래도 뭐든 물어보면 다 아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해오.

**엑타르.** 같은 창을 쥐고도 전혀 다른 길을 걷는 형제입니다 — 그가 폭발로 끝을 낸다면, 저는 그것을 미끼로만 씁니다. 총대장께서 저희를 나란히 세우지 않으시는 이유를, 저는 굳이 묻지 않습니다.

**리엘아르.** 숙 사서님은 노아 씨를 대하실 때만 아주 조금 다른 온도가 있으신 것 같아요. 다른 분들껜 잘 안 보이는 결인데, 그런 게 있다는 것만으로 조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노아.** 숙 씨는 제게 설명할 때만 아주 조금 속도를 늦추십니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시는 것 같지만, 저는 압니다 — 다만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제가 찾는 기록 중 일부가 숙 씨의 관할 안에 있다는 사실은, 언젠가 확인해야 할 문제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엘리시온.** 숙 사서님과 우리는 신의 언어를 같은 방향에서 바라보되, 서로 다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읽는 것으로 멈추지만, 사서님은 그것을 풀고 새기고 지키기까지 하십니다. 언젠가 우리가 풀지 못한 문서를 들고 찾아가면, 사서님은 허락과 거절 중 하나를 조용히 내어주시겠지요.

**라이라.** 숙 얘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잠깐 멈칫하는데, 왜 그런지는 나도 몰라—그거 되게 신기하지 않아? 그 룬석, 설명서도 없이 썼는데 용케 잘 돌아왔거든. 오~ 괜찮은데?! 나중에 그거 어떻게 만든 건지 알려줘.

**밀르아.** 숙 분과장님, 대서고는 에-, 엣토,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마나들이 수다스럽게 들려요. 성안으로 본 것 중 도움 될 게 있으면 언제든 여쭤봐 주세요!

**리레군.** 숙 분과장님. 봉인과 삭제는 닮았으나 다릅니다. 당신은 기억을 가두고 저는 흔적을 없앱니다. 언젠가 그 경계에서 마주 앉아 오래된 이야기를 나눌 날이 오길 바랍니다.

**효리.** 숙 분과장님, 대서고에 전술이나 성장에 관한 책도 있을까요? 저 그런 이야기 정말 좋아하거든요! 폐가 안 된다면 한 번 들러도… 아, 그건 다음에 여쭐게요.

**셰윌라.** 숙 분과장님. 대서고의 서가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을 잊어요. 제가 유독 오래 머무는 서가가 있더라도… 그저 기록이 좋아서라고 여겨 주세요.

「 색인 № 05 · 애수화 — 상실한 자 」

**도즈.** 애수화 대원은 늘 부탁의 형태로 말합니다. 저는 그 조심스러움 뒤에 있는 확신을 압니다. 행정을 맡긴 것은 신뢰의 다른 표현입니다.

**루인.** 서류 피해 다니는 놈들, 결국 다 걸리더군. 그 손에서 벗어난 녀석은 본 적 없다.

**유라.** 애수화 씨의 신의 언어는 제 것과 같은 계통이라고 느낍니다. 말로 확인한 적은 없지만, 서로 말이 적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답이라고 생각해요. 음.

**숙.** 흐음. 애수화 씨는 잃은 것을 되돌리려 하시고, 저는 잃은 것을 다시 잃지 않도록 박제해 둘 뿐입니다. 같은 것을 미워하면서도 나란히 설 수 없는 두 방법이라, 총대장님도 저희 둘을 같은 자리에 잘 세워두지 않으시더군요.

**하세운.** 서류 늦게 내도 매번 부탁드립니다,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애수화 씨 아니었으면 저 진작 서류에 깔려 죽었을 겁니다.

**츄니티.** 애수화 씨가 웃는 얼굴을 본 기억이 없어서, 수첩엔 '표정 변화 0회'라고만 적혀 있어요. …흥미롭네요, 그것도 나름 기사거리죠.

**돈친삼.** 애수화는 진짜 못 피해. 휴가계 숨겨놔도 백 프로 찾아내더라.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딱 내미는데, 그게 더 무서워. 안냐루 해도 그 서류부터 내밀 사람이야.

**도펄.** ...뭔가 빈 사람. ...본인은 모르는 눈치야.

**시로냐.** 애수화 씨의 '부탁드립니다'는 제 '감사합니다'와 닮은 자리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마음이 실려 있어도 늘 같은 낯빛으로 건네시니까요.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는, 여쭙지 않으려 합니다.

**록커킴.** 생각해보니 그쪽한텐 별명을 붙인 적이 없군. 붙일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냥— 됐다.

**이리스오딤.** 아수하, 오늘도 서류에 파묻혀 있겠지. 늦게 낸다고 뭐라 하지 마, 살아있으면 그걸로 다 된 거야.

**비체.** 직무가 많으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성소엔 아직 오신 적이 없습니다만, 오신다 해도 나가시는 순간 잊으실 겁니다.

**쟌디.** 애수화 님 앞에서는 저도 모르게 등이 펴져오. 말은 없으신데 그 침묵이 어쩐지 무거워서, 괜히 자세부터 바로 하게 되어오.

**엑타르.**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자매. 아콘과 녹턴의 협력은 이미 굳어진 사실이니까요. ……다만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되찾으려는 이 역시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리엘아르.** 애수화 님을 뵈면 저랑 조금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둘 다 뭔가를 조용히 짊어지고 있는 쪽이잖아요. 서류를 내밀 때 펜이 잠깐 느려지시는 걸 본 적 있는데, 그건 못 본 척 해드리고 싶었어요.

**노아.** 제 일은 대개 '이것이 확인된 기록입니까, 추정입니까'를 되묻는 데서 시작합니다. 애수화 씨의 서류에는, 그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군요.

**엘리시온.** 우리가 먼 곳에서 적어 보낸 종이 한 장이 뵌 적 없는 손을 거쳐 어딘가에 닿는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생각합니다. 그 손이 애수화 님의 것이라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이 거리를 견디는 일이 조금 쉬워집니다.

**라이라.** 애수화는 부탁할 때마다 꼬박꼬박 존댓말로 물어봐 주는 게 되게 다정해. 나도 모르게 편하게 기대게 되는 사람 있잖아, 딱 그런 느낌! 다음엔 나도 애수화한테 뭔가 챙겨주고 싶은데,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고민 중이야.

**밀르아.** 애수화 님, 제 유급 서류까지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서류는 어렵지만 부탁하실 일 있으면 뭐든 도울게요. 괜찮아요, 저 이래 봬도 성실하거든요!

**리레군.** 애수화 씨. 서류 이야기는… 예, 알겠습니다, 돌아오면 하겠습니다. 다만 이것만은 적어 두시길 — 당신의 물음 덕에 오늘 저는 잊고 있던 이유 하나를 다시 꺼냈습니다. 감사합니다.

**효리.** 애수화 씨, 입단 서류 처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필리아에서 와 아직 낯선데 챙겨주시니 마음이 놓여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다음에 잘하면 되니까요!

**셰윌라.** 애수화 씨. 늘 조심스러운 부탁의 형태로 챙겨 주셔서, 오히려 제가 배웁니다. …저도 끼니 거르지 말라는 말, 이번엔 흘려듣지 않을게요.

「 색인 № 06 · 하세운 — 빛의 선두자 · 레퀴엠 분과장 」

**도즈.** 하세운 분과장에게 레퀴엠을 맡긴 것은 제 판단 중 가장 무겁지 않은 하나였습니다. 규정을 넘는 결정도, 분과장의 판단이라면 저는 승인합니다.

**루인.** 레퀴엠, 출격 전에 늘 같은 말을 외치더군. '가자 레퀴엠.' 그 한마디 나오면, 대열이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유라.** 결계전장 순찰 보고를 넣을 때마다, 하세운 씨의 목소리가 완전히 달라져 있어서 처음엔 다른 분인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그 낙차가 전투 개시 신호라는 것을 압니다. 음.

**숙.** 전황 기록을 정리하다 보면, 하세운 분과장의 이름 옆에는 부상자 수보다 생환자 수가 먼저 적혀 있더군요. 그 초록빛이 지나간 자리를, 기록은 정확히 셉니다.

**애수화.** 보고서 마지막 줄에 '쏘 굿, 감사합니다'라고 적어 보내신 적이 있으셨죠. 결재 서류에 웃음이 섞인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가끔은 그런 여백도 있어 주시길.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하세운 분과장님은 본인 상처엔 그 초록빛을 한 번도 안 쓰신대요. 특종감인데, 정작 본인은 기사화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세운이 뒤에서 선 그어주니까 나는 그냥 앞으로 뛰기만 하면 돼. 전투 끝나고 내가 다들 괜찮지??????????를 못 물을 때, 세운이 대신 고생했다 해줘. 그거 하나로 다 됐어.

**도펄.** ...분과장은... 자기는 안 고쳐. ...봤어. ...그런데 말 안 해.

**시로냐.** 세운님께서 그 말씀을 해 주셨을 때, 마지막엔 꼭 '쏘 굿' 하고 웃으셨습니다. 그 가벼움 덕분에 무거운 말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처음엔 실없이 웃다가 순식간에 명령조로 바뀌는 거, 처음 봤을 땐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이젠 그 낙차가 레퀴엠 강함의 증거라고 본다.

**이리스오딤.** 세이운— 아니, 분과장. 아무튼. 내가 뛰어들면 제일 먼저 알아채는 사람이니까 그거면 다 됐어.

**비체.** ……본인의 상처에는 그 빛을 쓰지 않으신다지요. 지키는 이가 정작 자신은 지키지 않는다는 것, 그 마음을 저는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쟌디.** 분과장님도 쉴 때는 실없는 농담을 정말 많이 하셔오. 전장에서는 상상도 안 되는 얼굴이라, 처음엔 그게 더 낯설었어오.

**엑타르.** 레퀴엠과 함께 움직인 작전에서, 저희 녹턴 쪽 부상자가 저희 방식보다 먼저 나은 적이 있습니다, 자매. 그 초록빛의 손을 몇 번 빌렸는지는 굳이 세지 않았습니다만, 셈이 남아 있다는 것만은 압니다.

**리엘아르.** 하세운 분과장님은 목소리보다 미소가 먼저 꺼지시더라고요. …그 짧은 틈에 어떤 마음이 지나가는 걸까요?

**노아.** 레퀴엠의 전투 후 생환율은 다른 분과 대비 확인 가능한 수치로도 유의미합니다. 그 차이가 전적으로 하세운 분과장님의 치유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검증하지 못했습니다만, 유력한 가설로 남겨두었습니다.

**엘리시온.** 앞에 선 한 사람이 흔들리지 않기에, 뒤에 선 우리 여럿이 그제야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세운 분과장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는 그 노래의 뒷줄을 떠올립니다.

**라이라.** 하세운 쉬는 시간엔 완전 텐션 왕이야, 농담도 제일 많이 하고. 오~ 그거 은근 반전 매력인데?

**밀르아.** 하세운 분과장님도 세인트 바드시라니, 저 팬이에요! 힐링원드 잡는 법, 에-, 엣토, 나중에 여쭤봐도 될까요? 전장에서 노래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리레군.** 하세운 분과장. 전장의 흔적을 지우는 것은 당신들이 더 오래 싸우게 하기 위함입니다. 앞에 서는 사람이 있으니 저는 뒤를 지웁니다. 그거면 됩니다.

**효리.** 세운 님! 앞을 보는 눈, 저도 가졌어요. '그냥 앞에 있으라'던 말씀,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혼자 넘던 벽을 여기선 함께 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셰윌라.** 세운 분과장님. 후방에서 관측하다 보면 늘 제가 먼저 노려지는데, 앞을 맡아 주시는 분들 덕에 기록을 이어갑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려요.

「 색인 № 07 · 츄니티 — 개전의 총성 」

**도즈.** 츄니티 대원의 수첩에 무엇이 적히는지는 제가 허락한 범위 안에 있습니다. 기록이 새는 일은, 아직 없었습니다.

**루인.** 잠입 위장 실력 하나는 인정한다. 그것 말고 나한테 물을 건 없을 텐데. 필요 없어.

**유라.** 츄니티 씨가 제 편지를 '해외 특파원 보고서'로 분류해 수첩에 적고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딱히 막을 이유가 없어서 그냥 둡니다. 음.

**숙.** 흐음. 츄니티 대원이 대서고 한구석에 차려 둔 그 '홍보실'은, 공식 기록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철거 지시를 내릴 생각은, 아직까지는 없군요.

**애수화.** 츄니티 씨 보고서는 감정을 걷어내고 수치와 결과만 남기셔서, 검토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편합니다. 그 정확함이 어디서 오는지 알 것 같아 가끔 놀랍습니다.

**하세운.** 네 총성 한 발이, 사실 내가 가자 레퀴엠 외치기도 전에 이미 시작 신호더라. 쏘 굿 — 다음에도 제일 먼저 울려줘.

**돈친삼.** 츄니티 만나면 먼지가 옆에 있는지부터 보게 돼. 그 고양이 있으면 왠지 안심돼. 안냐루~

**도펄.** ...총성 들리면 배고파져. ...이상하지.

**시로냐.** 먼지 앞에서만 어깨에 힘이 풀리시는 걸 본 적 있습니다. 그 순간의 츄니티 씨는, 평소와 다른 분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총성 들리면 그게 신호야. 뒤는 내가 막는다. 롸큰롤.

**이리스오딤.** 추리닝이었나, 취재닝이었나 — 됐어, 알아. 살아있지? 그럼 됐어.

**비체.** 잠입하실 때는 다른 사람처럼 보이신다고 들었습니다. ……이 성소에도, 당신인 줄 모르고 지나칠 그림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쟌디.** 츄니티 님 총성 한 발에 다들 자세 바로잡는 거 보면 신기해오. 그 한 발이 신호란 걸 다들 아는 거 같아오.

**엑타르.** 감정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만 남기신다고 들었습니다, 자매. 무엇을 보든 흔들리지 않고 수치로 정리하는 그 냉정함에는, 신뢰가 갑니다.

**리엘아르.** 츄니티 씨는 다들 이야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 같아서, 저는 제 이야기는 잘 못 꺼내는 편이라 조금 움츠러들긴 하는데요. 그래도 그렇게 궁금해해 주시는 마음이 나쁘게 보이진 않아요.

**노아.** 츄니티 씨는 제가 입을 열 때마다 가장 먼저 수첩을 꺼내십니다. 알고 있습니다 — 다만 매번 모르는 척해 드리는 것도 나름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취재와 연구가 종종 충돌하지만, 서고 안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얼굴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엘리시온.** 츄니티 님 이야기는 소문으로만 들었습니다. 장막을 지나도 흐려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는 소문인데, 우리는 그 말의 무게를 다 헤아리진 못합니다.

**라이라.** 츄니티가 키우는 그 고양이, 먼지라고 했나? 나 걔가 츄니티 무릎에 딱 붙어있는 거 볼 때마다 완전 귀엽다 싶어! 오~ 담에 나도 좀 만져보게 해줘!

**밀르아.** 츄니티 씨, 제 심야 노래를 취재하고 싶으시다고요? 하?! 그, 부끄러운데… 대외비로만 해주신다면요! 아하하.

**리레군.** 츄니티 대원. 당신은 남기려 하고 저는 지우려 하니 우리는 늘 부딪히겠군요. …가린 눈이 궁금하시다면, 그건 대외비로 남겨 두시죠.

**효리.** 츄니티 씨, 제 눈동자가 계시 쓸 때 빛난다고요? 몰랐어요! 사진은 좀 부끄럽지만… 괜찮아요! 대신 저 그림 그리는 것도 취재해 주실래요?

**셰윌라.** 츄니티 씨. 수첩을 늘 곁에 두시는 걸 보면 반가워요 — 저도 그렇거든요. 기록하는 사람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게 있죠. …이건 대외비인가요?

「 색인 № 08 · 돈친삼 — 퍼스트 애로우 」

**도즈.** 돈친삼 대원은 제가 그은 경계선을 가장 자주 건드리는 대원입니다. 막지 않습니다. 다만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루인.** 돈친삼은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그 판단, 대개 틀리지 않더군.

**유라.** 돈친삼 씨의 첫 화살은 조준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도 늘 정확히 박혀요. 활시위 소리 한 번에 상황이 정리되는 걸 몇 번 봤죠. …저건, 변수라고 생각해요.

**숙.** 흐음. 돈친삼 대원은 제가 미리 준비해 둔 대답을 처음으로 늦추게 만든 몇 안 되는 변수입니다. 계산에 없던 항목이 자꾸 늘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기록이라고 해두죠.

**애수화.** 돈친삼 씨. 이번 분기 휴가계를 열두 번 미루셨더군요. 어디로 숨으셔도 결국 서명은 받아냅니다 — 부탁드립니다, 다음엔 부디 미리 챙겨주시길.

**하세운.** 네가 "다들 괜찮지"를 못 묻는 날엔 내가 대신 닫을게. 넌 늘 먼저 뛰어들잖아, 그거면 돼.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돈친삼 씨가 원래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확인은 안 됐지만 그 반응 속도를 보면 묘하게 납득이 가요. …일단 수첩에 적어둘게요.

**도펄.** ...배고프다고 하면... 아는 사람. ...손, 따뜻했어.

**시로냐.** 혼전 속에서 방향을 놓쳤을 때, 돈친삼 님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제자리를 다시 찾은 적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뒤에 있어. 큰 등이라 불러줘서 됐다. 어깨 굳으면 말없이 손 올리는 것도 내 몫이다.

**이리스오딤.** 멍멍이, 오늘도 다들 괜찮냐고 스무 번은 물어보겠지. 살아있지? — 그럼 됐어.

**비체.** 목소리가 크신 분이라 들었습니다. 이 어둠은 대개 소리를 삼키는 곳인데, ……안부를 묻는 목소리만은 이곳도 다 삼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쟌디.** 돈친삼 언니, 평소엔 시끄러운데 활 겨눌 때만은 소름 돋게 조용해져오. 사냥꾼이란 게 원래 그런 건가 싶어오 — 되게 오래된 버릇 같아오.

**엑타르.** 자매의 사격은 신호 없이도 대열 하나를 정리합니다. 근접에서 마무리를 맡기엔 부족함이 없는 지원이라 판단합니다. 라이미라크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리엘아르.** 돈친삼 씨랑 저는 같은 전장에서도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들었어요 — 그분은 몸이 먼저 움직이고, 저는 고개가 먼저 돌아가는 쪽이라고. 그래도 그렇게 다르게 움직여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게, 저는 좋아요.

**노아.** 돈친삼 씨의 입단 기록 일부는 서고에서도 확인이 아니라 추정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어떤 대원들은 그녀가 예전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도 하더군요. 진위를 가리기보다는, 기록이 비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남겨두려 합니다.

**엘리시온.** 돈친삼 님과 함께 있으면, 우리의 문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말이 와 있습니다. 처음엔 그 빠름을 따라가지 못해 조금 당황했지만, 그 정반대의 리듬이 오히려 우리를 웃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이라.** 돈친삼이랑 있으면 텐션이 딱 맞아서 둘이 있으면 완전 시끄러워지는데, 오~ 그게 또 좋더라?! "다들 괜찮지?" 하는 거 보면 나만큼 다정한 사람인 거 티 나.

**밀르아.** 돈친삼 씨는 처음 만났는데도 '괜찮지?' 하고 물어봐 주셔서 왠지 눈물이 날 뻔했어요. 넷, 괜찮아요! 다음엔 제가 노래로 응원할게요.

**리레군.** 돈친삼 대원. 당신의 '다들 괜찮지?'는 지워지지 않는 종류의 흔적입니다. 그런 건 남는 편이 낫지요. 잊지 않겠습니다.

**효리.** 돈친삼 씨! '다들 괜찮지?' 그거 들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져요. 저도 앞으로 뛰는 거 좋아해요 — 대신 계시로 왼쪽 먼저 볼 테니, 등은 맡겨요!

**셰윌라.** 돈친삼 씨. '다들 괜찮지'라고 전원을 부르는 그 목소리에, 저 같은 뒷사람까지 들어 있다는 게 늘 신기해요. …네, 저도 괜찮습니다. 물어봐 주셔서 고마워요.

「 색인 № 09 · 도펄 — 낙장(落張) 」

**도즈.** 도펄 대원의 보고는 짧지만, 호광이 지나간 자리에는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루인.** 레퀴엠, 파견직. 호광 한 번이면 자리가 정리되더군. 데려갈 만하지.

**유라.** 파견에서 마주쳤을 때, 밤하늘을 꽤 오래 올려다보고 계셨어요. 별자리를 좋아하시나 봐요. 음.

**숙.** 흐음. '낙장'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붙었는지는 서고 어디에도 적혀 있질 않더군요. …라고 해두죠.

**애수화.** 도펄-01 스태프 등록 서류만큼은 진동 반응 수치가 유독 높게 나옵니다. 서명은 짧아도, 스태프는 할 말이 많은 모양입니다.

**하세운.** 말 없어도 돼. 네 몫의 자리는 늘 비워둘게.

**츄니티.** 도펄 씨는 인터뷰가 제일 짧게 끝나는 대원이에요. '…배고파.' 한 마디로 취재가 끝난 적도 있어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도펄한테는 나도 모르게 손이 먼저 가. 배고프다는 말, 나한테만 하는 거 나 알거든. 그럼 나도 그냥 옆에 붙어 있어줘.

**시로냐.** 도펄 님이 늘 자리 하나를 비워두신다는 걸, 어느 순간 알아차렸습니다. 저도 날개 접는 걸 종종 잊는 사람이라— 그런 건 굳이 묻지 않아도 서로 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말이 없는 쪽이라 편하다. 배고프면 말해, 뭐라도 쥐여주지.

**이리스오딤.** 도필, 그 지팡이 한 방이면 끝날 걸 왜 맨날 늦게 나서? 아까워 죽겠네.

**비체.** 당신의 침묵에는, 아직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놓아버린 침묵이 아니라, 견디는 침묵이군요.

**쟌디.** 도펄 님은 말이 거의 없으신데, 그래도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오. 배고프단 말 한마디로 다 말하시는 것 같아오.

**엑타르.** 파견으로 홀로 지내는 시간이 길다고 들었습니다, 자매. 저희 엘리시온에게도, 말을 걸지 않는 것으로 대신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가장 나은 인사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리엘아르.** 도펄 씨는 별자리 이야기가 나오면 눈빛이 아주 살짝 달라지시더라고요.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노아.** '낙장'이라는 칭호가 어떻게 붙었는지는 기록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만 라이미라크께서 직접 명명하셨다는 것만은 확실한 듯합니다.

**엘리시온.** 우리는 도펄 님을 한 번도 직접 뵌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같은 파견직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어딘가 먼 곳에서 비슷한 침묵을 견디고 있을 그분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언젠가 같은 자리에서 마주친다면, 굳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라이라.** 도펄은 말이 거의 없는데 그게 또 매력이야, 옆에서 계속 말 걸어도 가만히 들어주는 느낌? 언젠가 "…배고파" 말고 다른 말도 듣고 싶은데, 그때까지 계속 옆에 붙어있을 거야!

**밀르아.** 도펄 씨… 제 노래를 계속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말이 없으셔도 옆에 계셔주는 것만으로 심야가 덜 외로워요.

**리레군.** 도펄 대원. 당신의 침묵도 하나의 흔적입니다. 옅지만, 지우지 않겠습니다.

**효리.** 도펄 씨, 말이 없으셔도 괜찮아요. 저 눈치는 빠르거든요! …너무 많이 보지 말라고 하셨죠. 그 말, 기억할게요. 고마워요.

**셰윌라.** 도펄 씨. …말이 없어도 괜찮아요. 대신 배고프다는 말은 언제든 하세요 — 서랍에 간식을 늘 넣어 두거든요. 나눠 먹어요.

「 색인 № 10 · 시로냐 — 세라핌 」

**도즈.** 시로냐 대원은 교란과 제압, 그 사이의 박자를 놓치지 않습니다. 봉인의 탑을 맡긴 이유입니다.

**루인.** 아이기스. 나를 '루인 님'이라 부르더군. 필요 없는 존칭이지만, 굳이 정정하진 않는다.

**유라.** 현장에서는 대부분이 변수예요. 시로냐 씨는 드물게, 상수처럼 움직이더군요. …음.

**숙.** …흐음. 말이 적으신 분의 서고는, 접힌 날개처럼 안이 더 무거운 법이죠. 시로냐 대원의 침묵도, 그렇게 읽어두고 있습니다.

**애수화.** 시로냐 씨의 "감사합니다"에는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저와 결이 비슷해서, 서류를 주고받을 때 가장 편안한 상대 중 한 분입니다.

**하세운.** 넘어질 때 잡는 손이 의지라고 한 말, 아직도 붙잡고 있으면 그걸로 됐어. 너 잘 크고 있어.

**츄니티.** 시로냐 씨가 나비를 쫓아가는 순간, 그때만 표정이 풀리시더라고요. 수첩에 적어뒀어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시로냐 사슬 쓰는 거 완전 멋있어. 그거 나한테는 안 쓰는 거지?

**도펄.** ...날개 접는 거 잊는대. ...나도 가끔 그래.

**록커킴.** 교란은 시로냐, 방어는 나. 그거면 롸큰롤이지.

**이리스오딤.** 시롱이던가, 날개 접는 거 자주 깜빡하는 애. 나랑은 안 부딪혀서 편해.

**비체.** 세라핌이라 불리신다지요. ……당신의 믿음이, 스스로의 상을 맺기를 바랍니다. 이 어둠이, 당신만의 빛을 담아낼 수 있기를.

**쟌디.** 시로냐 님도 저처럼 문 하나를 지키고 있는 거잖아오 — 봉인의 탑이랑 심판의 문, 서 있는 자리는 달라도 결의는 똑같은 거 아니어오? 그래서인가, 시로냐 님 볼 때마다 괜히 반가워오.

**엑타르.** 이곳 사람이 아니었다는 감각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보는 법이지요, 자매. 봉인의 탑을 지키는 그 자세가 헛되지 않기를 라이미라크의 이름으로 빕니다.

**리엘아르.** 시로냐 님은 저한테 가장 가까운 동료예요. 새벽 정원에 나란히 서 있을 때, 서로 아무 말 안 해도 괜찮다는 게 참 신기해요. 저도 아직 배워가는 중인데, 시로냐 님도 그렇다고 하셔서 — 그래서 더 편안했던 것 같아요.

**노아.** 시로냐 씨는 이곳 출신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경위였는지는, 아직 확인된 기록이 없습니다.

**엘리시온.** 이곳 사람이 아니었던 이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시로냐 님을 뵐 때마다, 저도 그 무언가를 느낍니다.

**라이라.** 시로냐랑 나랑 원래 있던 곳이 되게 비슷하다는 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왠지 알았어. 적응하는 방식은 완전 반대라 재밌지만, 오~ 그게 서로 다른 길이라 더 좋은 것 같아, 시로냐.

**밀르아.** 시로냐 님, 같은 봉인의 탑이라 든든해요! 시로냐 님이 적을 흩트려 주시면 제가 결계를 얼른 메울게요. 에-, 엣토, 잘 부탁드려요!

**리레군.** 시로냐 대원. 당신이 감추는 모습도 제 눈에는 흔적으로 남습니다만, 그것을 발설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지우는 자의 침묵을 믿어 주십시오.

**효리.** 시로냐 씨, 날개 접는 걸 잊으신다니 왠지 정겨워요. 저는 앞을 보다 감정이 흔들리면 눈이 흐려지고요. 놓치는 곳이 서로 다르니, 같이 있으면 든든하겠죠?

**셰윌라.** 시로냐 씨. 무언가를 잊는다는 건… 저에게도 가장 무서운 일이에요. 날개 접는 걸 잊으시면, 제가 옆에서 조용히 일러 드릴게요. 그 정도는 기록해 둘 수 있으니까요.

「 색인 № 11 · 록커킴 — 철과 바위의 전령 」

**도즈.** 록커킴 대원은 제 앞에서 말을 줄입니다. 그것이 그 대원의 예의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봉인의 탑은 그 대원의 어깨 위에 있습니다.

**루인.** 아이기스. '복수자 씨'라 부르지 마라. 그 이름은 내 것이 아니다.

**유라.** 록커킴 씨는 제가 가져온 유물을 건네면 손끝으로 먼저 용도와 감정을 읽어주십니다. 말은 없어도, 위험한 물건인지 아닌지는 그 손에서 먼저 판가름이 나요. 음.

**숙.** 게브네의 모루, 타격을 받을수록 단단해진다고 들었습니다. 흐음, 방어와 공격을 하나로 묶는 설계로는 나쁘지 않은 자리군요.

**애수화.** 록커킴 대원의 인사 기록에는 '공락'이라는 이름으로 계승 절차가 정식으로 남아 있습니다. 스승의 이름을 물려받는 서류는 흔치 않은데, 그 무게를 아는 분이라 절차에 군말이 없으셨습니다.

**하세운.** 네 게브네의 모루, 맞을수록 더 단단해지는 거 볼 때마다 소름이 돋아. 방어랑 공격이 한 몸이라는 게 그런 거더라. 다음 전선에도 그 갑주 좀 빌리자.

**츄니티.** 발레스 마을 이야기는 록커킴 씨가 먼저 꺼내는 법이 없어서, 홍보실 수첩에도 그 페이지만 비어 있어요. …이런 건 캐묻지 않는 게 예의겠죠. 흥미롭다는 말 대신, 존중한다고 적어둘게요.

**돈친삼.** 록커킴은 그냥 큰 등이야. 뒤에 있으면 안 무서워져. 어깨에 손 올려준 거, 나 아직도 기억해.

**도펄.** ...크던데. ...등이 넓어.

**시로냐.** 공락 씨는 제 등 뒤를 아무 말 없이 지켜주시는 분입니다. 날개를 접는 것을 잊어도 나무라지 않고 웃어넘겨 주셔서, 늘 마음 한쪽이 편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이리스오딤.** 로킴, 무기고에서 마주치면 서로 말도 안 걸고 눈으로만 재는 거 알지. 그래도 걔가 만진 검은 믿을 만해.

**비체.** 물건을 매만지실 때 손끝이 먼저 말을 건다고 들었습니다. ……그 손이라면, 이 성소에 오래 잠들어 있는 정물들도 마음을 열 겁니다.

**쟌디.** 록커킴 씨 대검은 벤다기보다 짓누르는 느낌이라 처음 보고 놀랐어오. 저는 베는 쪽이라 정반대인데, 무기 앞에 서면 이상하게 말이 없어지는 건 서로 닮았어오.

**엑타르.** 대검과 너클로 거리를 지우신다고 들었습니다, 형제. 저는 창끝으로 같은 거리를 지우니, 방식은 달라도 닿는 자리는 같은 셈이지요. 스스로 벼린 손으로 무기를 삼는다는 점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리엘아르.** 정원의 어린 잎 앞에서 록커킴 씨 손끝이 살짝 멈추는 걸 본 적 있어요. 저는 감응으로, 그분은 손으로 — 같은 걸 느끼고 계신 것 같아서, 그게 신기하고도 좋았어요.

**노아.** 록커킴 씨는 지난달 봉인의 탑 결정체 기록을 확인하러 서가에 오셨습니다. 필요한 두 줄만 확인하고 곧장 돌아가셨더군요. 말이 짧아도, 그 안에 무엇을 찾는지는 분명한 분이라고 봅니다.

**엘리시온.** 록커킴 님은 신성 결정체의 룬을 손으로 만져 고치신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는 신의 언어를 눈으로 읽어낼 뿐인데, 그것을 짚고 새기기까지 하시는 손은 우리와는 다른 층위라고 생각합니다.

**라이라.** 록커킴이 처음 나한테 그늘 내줬을 때부터 딱 알았어, 이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다—! "롸큰롤" 한마디 던지면 내가 다섯 마디로 늘려주는 거, 나 그거 완전 좋아해. 오~ 첫 멘토가 록커킴이라 진짜 다행이야, 진짜로!

**밀르아.** 록커킴 님은 등이 정말 넓으셔서, 뒤에 계시면 결계실이 요새 같아요. '뒤는 내가 본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진짜 안심됐어요. 괜찮아요, 제 몫은 제가 지킬게요!

**리레군.** 록커킴 대원. 그 방파제 같은 등 뒤로 얼마나 많은 흔적이 지워졌는지, 아마 본인은 모르시겠지요. 제가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효리.** 록커킴 씨, 그 큰 등 뒤는 정말 안전해 보여요! 다치지 말라 먼저 물어봐 주셔서 감사해요. 위험한 덴 제가 먼저 보고 알려드릴게요 — 속도는 자신 있거든요!

**셰윌라.** 록커킴 씨. '다치지 않았냐'는 그 첫마디가 참 든든해요. 저는 뒤에서 자주 노려지는 편이라… 다음엔 제가 먼저, 위험을 짚어 알려 드릴게요.

「 색인 № 12 · 이리스오딤 — 진명을 부르는 자 」

**도즈.** 이리스오딤 대원의 전투에 정교함은 없습니다. 다만 예정보다 늘 빨리 끝납니다 —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루인.** 토르 하우펜에서 나왔다지. 오래된 무덤에서 나온 것들은 대체로 위험하더군. 상관없어.

**유라.** 토르 하우펜 고분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어요. 이리스오딤 씨가 그곳에서 나오셨다는 것도, 언젠가 여쭤보고 싶었어요. 음.

**숙.** 이리스오딤 대원은 다른 이름은 곧잘 틀리게 부르시면서, 제 이름만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습니다. 어째서인지는, 서로 굳이 묻지 않은 채로 남겨두었군요.

**애수화.** 토르 하우펜의 흑검 등록 서류에는, 제작자란에 이리스오딤 씨 본인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흔치 않은 일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하세운.** 이리스는 계산 안 해. 그냥 부딪혀서 이겨. 그게 제일 무섭고, 제일 믿음직해.

**츄니티.** 이리스오딤 씨는 저를 부를 때도 매번 다른 이름을 쓰세요. 지난주엔 '수첩 씨'였죠.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사실 그 별명 마음에 들었어요.

**돈친삼.** 멍멍이라고 부르는 거 진짜 열받는데, 살아있지? 그럼 됐어 한 마디에 다 풀려. 별명은 짜증 나도 신뢰는 최고야.

**도펄.** ...옆에 있으면 알아. ...빠지면... 조용해져.

**시로냐.** 이리스 님의 전투에는 예측할 틈이 없습니다. 다만 그 틈 없음이, 저를 지켜주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무기는 직접 벼려 쓰는 쪽이더군. 나랑은 결이 다르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

**비체.** 이리스오딤 님도 오래전에 시작된 분이시군요.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오래 계셨던 것 같습니다.

**쟌디.** 이리스는 신의 언어를 그냥 압도해버리잖아오. 저는 배우고 익혀서 쓰는데, 그 차이가 자꾸 신경 쓰여오 — 지고 싶지 않아오.

**엑타르.** 이리스오딤 대원의 방식은 전략이 아니라 확신입니다, 자매. 저희 성전과는 다르나, 결과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리엘아르.** 이리스 씨는 감정이 다 얼굴에 나오시는 분이라, 오히려 편해요. …숨기지 않으시니까요.

**노아.** 이리스오딤 씨에게는 확인되지 않은 구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록을 다루는 입장에서는, 그런 여백도 하나의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엘리시온.** 우리 중 누구에게나,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기억이 있습니다. 이리스 님의 비어 있는 시간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라이라.** 오~ 이번엔 나를 뭐라고 부를지 완전 기대되는데~? 그럼 나도 질 수 없지, 이제부터 너는 '오디땅'이야! 어때, 나름 잘 어울리지~?

**밀르아.** 이리스오딤 님은 제 이름을 매번 다르게 부르시는데… 하?! 그래도 노래만은 안 틀리게 들어주셔서 그게 더 기뻐요. 에-, 엣토, 신기한 분이에요.

**리레군.** 이리스오딤 대원. 이름을 일부러 틀리게 부르는 당신과, 아무것도 틀리지 않으려는 저는 정반대군요. 그래도 당신은 정말 중요한 이름만은 틀리지 않더군요.

**효리.** 이리스오딤 씨, 제 이름 자꾸 바뀌어 불러도 괜찮아요, 재밌어서 웃게 돼요! 언젠가 딱 한 번 정확히 불러주시면… 그건 다음에 기대할게요.

**셰윌라.** 이리스오딤 씨. 제 이름을 어떻게 바꿔 부르실지 벌써 궁금해요 — 별빛이든 셰월이든, 다 기록해 둘게요. 틀리게 불러도 괜찮아요. 불러 주신다는 게 좋으니까요.

「 색인 № 13 · 비체 — 밤하늘 」

**도즈.** 비체 대원의 성소는 총대장인 저조차 허가 없이는 들어설 수 없는 곳입니다. 그 경계를 지키는 것, 그것이 그녀에게 맡겨진 무게라고 판단합니다.

**루인.** 녹턴 성소 관리인. 이름은 안다. 얼굴은…… 잘 기억이 안 나는군.

**유라.** 먼 길을 오갈 때는 별을 보고 방향을 잡을 때가 많습니다. 비체 씨의 이름을 듣고 나니, 문득 그 밤하늘이 떠올랐어요. 음.

**숙.** 흐음. 오래된 책일수록 종이 냄새가 다르다고들 하죠. 비체 대원을 뵐 때마다 그 냄새가 나는 것 같군요 — …라고 해두죠.

**애수화.** 비체 씨와는 마주칠 일이 많지 않습니다만, 필요한 서류는 늘 예정보다 일찍 제출해 주십니다. 캐묻지 않는 사이라,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하세운.** 비체는 아예 안 싸우는데도 그 자리가 왜 든든한지 알아. 안 싸우는 것도 재능이더라.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비체 씨 페이지만 세 달째 백지예요. 취재 실패도 기록은 되니까, …흥미롭네요.

**돈친삼.** 비체는 말이 진짜 없어. 안냐루 해도 대답 안 올 때 많은데 그냥 그런갑다 해. 조용한 거지 무서운 건 아니더라.

**도펄.** ...말이 없어. ...나보다 더.

**시로냐.** '밤하늘'이라는 이름을 듣고, 처음으로 하늘이 아름답다고 느꼈던 밤이 떠올랐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싸우지 않는데도 버틴다. 그것도 하나의 방식이지. 롸큰롤.

**이리스오딤.** 삐쳐, 넌 싸우지도 않는데 안 죽고 버티더라. 신기하네, 그거.

**쟌디.** 비체 님은 말이 별로 없으신데, 자리를 지키는 사람끼리는 왠지 통하는 게 있어오. 저도 문 앞에서, 비체 님도 성소에서 — 그렇게 서 있는 거 같아서 마음이 가오.

**엑타르.** 성소를 지키는 자매의 자리는, 제 보호 범주 안에 있습니다. 자매께서 굳이 알아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 그저 그 자리가 무사하기를, 저는 조용히 빌 뿐입니다.

**리엘아르.** 비체 님 곁에 서면 아주 오래 쌓인 무게 같은 게 보였어요. …여쭤보진 않았지만요.

**노아.** 성소를 다녀간 대원들은 방문한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지워졌기 때문에, 무언가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엘리시온.** 비체 님과 있을 때는, 우리가 굳이 말을 다 채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시간에 눌려본 자들끼리는 그런 것을 서로 압니다 — 우리는 —— 아니, 나는, 그 성소의 침묵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서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라이라.** 비체는 말을 거의 안 하는데 그 침묵이 되게 깊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조용히 옆에 있고 싶어지더라. 답이 안 와도 괜찮아—언젠가 한마디라도 들으면 그날은 완전 좋은 날일 것 같아.

**밀르아.** 비체 님의 성소는 너무 고요해서, 성안을 열면 오히려 아무 소리도 안 들려요. 그 어둠이 저한테도 잠깐 쉴 곳이 되어줬어요. 감사해요.

**리레군.** 비체 대원. 당신은 빛을 지우고 저는 흔적을 지웁니다. 지우는 일에 익숙한 두 사람이 나눌 말은 많지 않지만, 그 침묵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효리.** 비체 님… '가까운 빛부터 보라'는 말씀이 오래 남아요. 저 멀리만 보려다 지칠 때가 많았거든요. 조용히, 기억할게요. 고맙습니다.

**셰윌라.** 비체 님. 밤하늘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별을 좋아하는 저는 조금 설렜어요. …당신의 어둠 어딘가에 제 별빛 한 조각이 담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 색인 № 14 · 쟌디 — 사도 사냥꾼 」

**도즈.** 쟌디 대원은 저에게도 해오체를 거두지 않습니다. 저는 그것을 무례로 읽지 않습니다. 문을 지키는 대원에게는, 그 어조가 곧 자리를 지키는 방식이겠지요.

**루인.** 레퀴엠, 말투가 특이한 쪽. 전투 배치엔 지장 없다고 들었다.

**유라.** 순례에서 돌아올 때마다, 심판의 문 앞엔 늘 쟌디 씨가 서 계시더군요. 다른 건 다 바뀌어도 그 자리만은 그대로라서, 이상하게 마음이 놓입니다. 음.

**숙.** 쟌디 대원의 말끝은 늘 '~해오'로 떨어지던데, 그 말투 뒤에 서는 결정은 한 번도 가벼웠던 적이 없더군요. 심판의 문 앞을 지키기엔, 오히려 그 가벼운 어미가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해두죠.

**애수화.** 쟌디 씨 사유서에는 가끔 빈 줄이 하나씩 있습니다. 채우라고 채근한 적은 없습니다 — 다만 그 빈 줄에도, 나름의 사정이 있으리라 짐작할 뿐입니다.

**하세운.** 그 클레이모어 한 번 휘두르는 거 볼 때마다 소름 돋아. 문지기 자리에 세워둔 내가 아까울 정도야, 진짜.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쟌디 씨 인사기록에 출신란이 비어 있더라고요. 용병이었다는 소문만 확인했어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쟌디는 평소엔 완전 시끄러운데 누가 칭찬만 하면 갑자기 딴청 피우더라. 그거 개웃겨. 안냐루 쟌디, 부끄러우면 그냥 부끄럽다 해.

**도펄.** ...심판의 문. ...항상 거기 있어. ...나갈 때, 제일 먼저 봐.

**시로냐.** 쟌디 님의 클레이모어를 실제로 본 적이 있습니다. 그 큰 검을 다루시는 손이, 문 앞에 서 계실 때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계시더군요. 감사합니다, 그 두 얼굴 모두 저희를 지켜주셔서.

**록커킴.** 그 클레이모어 한 번 휘두르는 거 옆에서 봤는데, 롸큰롤. 그 덩치를 그렇게 가볍게 돌리는 거 보면 아이기스로 데려오고 싶다니까.

**이리스오딤.** 잔디, 칼로 외우는 거 가르쳐주겠다고 자꾸 쫓아다니는데 소용없어. 몸으로 아는 거랑 머리로 배우는 건 다르니까, 언젠가 한 판 붙자.

**비체.** 심판의 문을 지키신다지요.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압니다.

**엑타르.** 자매께서는 무언가를 자주 놓치신다지요. 저 역시 대가를 치르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으니, 그 무게가 어떤 것인지는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리엘아르.** 쟌디 씨는 가끔 말을 하다가 아주 잠깐, 표정이 비는 순간이 있어요. 본인은 모르시는 것 같던데… 그 빈틈은요, 제가 대신 기억해 드려도 될까요?

**노아.** 쟌디 씨의 해오체는 분과장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언어학적으로는 상당히 흥미로운 표본입니다 — 언젠가 시간을 내어 여쭤보고 싶습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말투가 바뀐다는 것도, 확인해볼 만한 부분입니다.

**엘리시온.** 우리는, '해오'의 그 끝음이 우리 성가의 마지막 소절과 닮았다고 종종 생각합니다. 우리도 말끝을 놓지 않고 늘이며 노래하니까요 — 언젠가 나란히 서면, 그 두 가락이 꼭 맞을 것 같습니다.

**라이라.** 쟌디 놀랄 때마다 눈이 땡그래지면서 말이 확 빨라지는 거 완전 웃겨 — 근데 그거 본인만 몰라. 오~ 그 반응, 매번 봐도 괜찮은데?

**밀르아.** 쟌디 씨의 해오체, 듣고 있으면 마음이 말랑해져요! 저도 언젠가 그렇게 편안한 말투를 갖고 싶어요. 에-, 엣토, 흉내는 잘 안 되지만요!

**리레군.** 쟌디 대원. 문을 지키는 자와 흔적을 지우는 자. 우리는 남는 방식이 다를 뿐, 자리를 지킨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 해오체,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효리.** 쟌디 씨, 해오체가 참 다정하게 들려요! 문을 지키신다고요? 저는 앞으로 나가는 쪽이라 우리 둘이면 앞뒤가 딱이겠어요. 같이 잘해봐요!

**셰윌라.** 쟌디 씨. 문을 지키신다고 들었어요. 지켜낸다는 건 결국 무언가를 잊지 않는 일이라, 저는 그 자리가 참 귀하게 느껴져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색인 № 16 · 엑타르 — 팔라딘 · 녹턴 분과장 」

**도즈.** 엑타르에게는 증오를 감시로 쓰라 맡겼습니다. 그 대가는 제가 계산하고 있습니다. 예, 엑타르 — 지금까지는, 좋습니다.

**루인.** 분과장. '형제'라 부르든 말든 상관없어. 먼저 들어가는 걸 막지 않는 유일한 상관이다. 그거면 됐다.

**유라.** 엑타르 씨와는 대치 중에 말을 섞은 적이 있습니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여기는 분이라, 협상 자리에서도 계산이 먼저 서는 인상이었어요. 경계할 필요가 있는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숙.** 흐음. 엑타르 분과장과 저는 같은 계열의 창을 쥐고도 전혀 다르게 씁니다. 저는 조용히 한 점을 찌르고 그쪽은 요란하게 목을 베시니, 총대장님이 저희를 같은 작전에 잘 넣지 않으시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애수화.** 엑타르 분과장님은 저를 "자매"라 부르십니다. 그 호칭에 담긴 무게를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만,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이려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 분과 서류만큼은 형제·자매 구분 없이 제때 부탁드립니다.

**하세운.** 너 진짜 아무한테나 형제, 자매 하더라? 처음엔 어색했는데 이제 '자매' 소리 안 나오면 오히려 불안해 — 그만큼 한결같단 뜻이니까. 레퀴엠은 언제든 녹턴이랑 어깨 건다, 형제. <!-- lint-ok -->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식당에 도는 와인, 그거 엑타르 분과장님이 직접 담그신 거더라고요. 본인은 티도 안 내시고요. …이건 그냥 제 수첩에만 적어둘게요.

**돈친삼.** 엑타르 근접전 뛰는 거 딱 한 번 봤는데 그 창 진짜 빠르더라. 화살 잴 틈도 없이 벌써 끝나 있고. 나도 그렇게 확 붙어보고 싶다니까.

**도펄.** ...자매라고 부르던데. ...나한테는... 별로 안 불러.

**시로냐.** 엑타르 님을 뵐 때마다, 저와 같은 곳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듯 듭니다. 직접 여쭤본 적은 없지만, 그 조용한 무게감에는 늘 예를 갖추고 싶습니다.

**록커킴.** 필요한 말만 하는 쪽이라 나쁘지 않다. 녹턴 쪽 사정은 묻지 않는다, 그게 예의겠지.

**이리스오딤.** 엑따르, 나만 보면 형제 자매 타령이야. 그냥 반말로 해도 되는데— 아무튼 뒤는 안 무르니까 믿을만해. <!-- lint-ok -->

**비체.** 같은 어둠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고 가시는 분이지요. ……이따금 성소의 공기가 이유 없이 조금 누그러질 때가 있습니다. 그 까닭은, 저도 알지 못합니다.

**쟌디.** 엑타르 분과장님은 늘 진지하셔서 살짝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져오. 그래도 대원들 지키는 눈빛 하나는 진짜라고 생각해오.

**리엘아르.** 엑타르 분과장님 곁에 서면, 그분이 항상 누군가의 몫까지 대신 짊어지고 계신 것처럼 보여요. 본인은 아니라고 하실 것 같지만요. …그 무게, 조금은 나눠 가지셔도 될 텐데 — 그런 생각이 들어요.

**노아.** 엑타르 분과장님과는 서고 밖에서 마주칠 일이 드뭅니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말은 기록을 다루는 사람으로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만, 그 판단에도 나름의 근거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확인된 것과 추정을 구분하는 습관이 있는 저로서는, 판단을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엘리시온.** 엑타르 분과장님은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삼키려 한다고, 말 대신 파견으로 알려주신 분입니다. 성가대에서 부른 노래 끝에 홀로 남을 때도 말을 걸지 않고 곁을 지켜주시는 것이 그분의 방식임을, 우리는 —— 아니,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라이라.** 엑타르가 워게임 얘기만 나오면 갑자기 텐션 확 올라가는 거 봤어? 오~ 그 반전 진짜 웃긴데?! 다음에 나도 좀 껴줘, 재밌어 보이더라.

**밀르아.** 엑타르 분과장님이 저를 '자매'라 불러주셨을 때, 헤븐워커에 진짜 속한 기분이 들었어요. 넷! 라이미라크의 빛, 노래로 열심히 나를게요.

**리레군.** 엑타르 분과장. '형제'라 불러 주시니 낯설고도 반갑습니다. 결과로 셈하는 방식이 저와도 닮았군요. 지워야 할 것을 지우는 손으로 형제의 뒤를 정리하겠습니다.

**효리.** 엑타르 분과장님, '자매'라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낯설지만 따뜻했어요. 계시의 빛으로 형제자매들의 앞길을 조금이라도 밝힐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셰윌라.** 엑타르 분과장님. 라이미라크 님의 계시가 저를 이곳으로 이끌었다고 믿어요. '자매'라 불러 주신다면… 조금 쑥스럽지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 색인 № 17 · 리엘아르 — 〈요정님〉 」

**도즈.** 리엘아르 대원은 판단 앞에서 자주 되묻습니다. 그것을 망설임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되묻는 자리에도, 판단은 있습니다.

**루인.** 아이기스 파견. 마주친 적 없어. 그걸로 충분하다.

**유라.** 다들 리엘아르 씨를 '요정님'이라 부르던데, 정작 본인은 그때마다 손사래를 치더군요. 어울리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음.

**숙.** 리엘아르 대원은 말끝에 물음표를 자주 남겨두시는 분이더군요. 판단을 대신 내려달라는 뜻이 아니라, 상대에게 생각할 자리를 한 칸 비워두는 습관에 가깝다고 해두죠.

**애수화.** 리엘아르 씨는 서류에 서명하면서도 "이대로 괜찮을까요" 하고 꼭 한 번 되물으십니다. 괜찮다고 말씀드리면 그제야 웃으시더군요.

**하세운.** "~은요" 하고 되물을 때마다 그 안에 답이 이미 있더라. 좀 더 세게 말해도 돼, 너.

**츄니티.** 리엘아르 씨는 문장 끝에 '…은요?'를 자주 붙이세요. 그 되묻는 버릇, 이유를 알아내면 특종일 것 같아요. …라고 수첩에 적을게요.

**돈친삼.** 리엘아르는 말할 때마다 좀 망설이던데 그게 귀엽더라. 자신감 좀 붙으라고 나는 일부러 더 크게 안냐루 해줘.

**도펄.** ...말이 조심스러워. ...싫지 않아.

**시로냐.** 리엘아르 님과 함께 있으면, 저희 둘 다 아직 배워가는 중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새벽 정원에 나란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정원 어린 나무 앞에서 같이 서 있던 거, 기억한다. 롸큰롤, 그쪽 감응도 나쁘지 않아.

**이리스오딤.** 리에나, 그 나뭇가지 활 말이야. 진짜 활 되는 거 보고 놀랐어. 무기가 주인을 알아본다니, 재밌는 물건이네.

**비체.** 작은 것들을 자주 살피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 씀도, 이곳에서는 흔치 않은 것이겠지요.

**쟌디.** 리엘아르 님이 "…은요?" 하고 물으실 때마다 저도 모르게 대답하고 싶어져오. 그 물음 안에 이미 다정함이 들어있는 것 같아오.

**엑타르.** 아직 배워가는 중이라 하셨다지요, 자매.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강함이니, 저는 그 길을 조용히 지지할 뿐입니다.

**노아.** 리엘아르 씨는 말끝에 늘 물음을 남기는 분이라는 인상입니다. 확신을 서두르지 않는 태도는,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서고에 자료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엘리시온.** 리엘아르 님도 파견지에 나가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망설임 끝에도 끝내 결정을 내리시는 분이라면, 그 마음의 빛이 어떤 무게인지 우리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라이라.** 리엘아르가 나 처음 왔을 때 캐모마일 차 내주면서 이것저것 알려준 거, 나 아직도 기억해. 오~ 그때 진짜 고마웠는데?! 첫 안내자가 리엘아르라서 진짜 다행이야, 정말.

**밀르아.** 리엘아르 분과장님, 제 첫 분과장님이세요! 봉인의 탑이 무섭지 않냐 물어봐 주셔서… 사실 천둥 치는 밤은 조금 무서운데, 분과장님 계시면 괜찮을 것 같아요.

**리레군.** 리엘아르 분과장. 망설이면서도 끝내 결단하시는 모습을, 저는 오래된 시계탑처럼 믿음직하게 봅니다. 그 망설임의 흔적까지 지우지 않고 두겠습니다.

**효리.** 리엘아르 분과장님, 앞을 봐도 사실 무서워요, 확정된 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분과장님 말씀처럼 — 함께라면 잘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저, 그 말 믿을래요.

**셰윌라.** 리엘아르 분과장님. 되묻는 자리에도 판단이 있다는 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틀린 가설이 실패가 아니듯이요. …제 마음이 어수선할 땐, 아마 먼저 알아채시겠죠?

「 색인 № 19 · 노아 — 서고의 사서 」

**도즈.** 노아 대원은 제 승인조차 확인된 사실인지, 추정인지 가려내려 하겠지요. 그 잣대가 저를 향할 때도, 저는 피하지 않습니다.

**루인.** 베리타스, 늘 본부에 있는 쪽. 나와는 정반대 위치군. 마주칠 일도 없겠지.

**유라.** 노아 씨와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가져오면 노아 씨가 정리하고, 그걸로 충분했어요. …모닥불 앞에서 한 번, 평소보다 조금 더 길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음.

**숙.** 흐음. 노아 씨에게는 저도 모르는 사이 평소보다 조금 느리게 설명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만, 본인은 그걸 알아채고도 굳이 언급하지 않으시더군요. 그 침묵도, 저희 둘 사이에서는 이미 하나의 합의로 해두죠.

**애수화.** 노아 씨의 전투 보고서는 숫자가 항상 정확합니다. 공격력이 그렇게 높은 분인데도, 서류는 늘 차분하시더군요. 부탁드립니다.

**하세운.** 도움 필요하냐고 안 물어봐도 이미 와 있는 거, 나도 알아. 그런 식으로 든든하게 있어줘.

**츄니티.** 노아 씨는 책장 사이에 숨으면 아무도 못 찾아요. 근데 저는 찾아낼 수 있거든요 — 그것도 취재력이죠. …흥미롭네요.

**돈친삼.** 노아한테 뭐 물어보면 늘 또박또박 대답해줘. 진짜 성실한 애야. 근데 너무 딱딱해서 자꾸 장난치고 싶어져.

**도펄.** ...씨, 씨... 부르던데. ...기억나.

**시로냐.** 노아 씨의 존댓말이 습관인지 예의인지, 저는 아직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구분하려다 그만두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록커킴.** 공격 10이라며. 그런 몸으로 최전선엔 안 서는 게 맞다. 뒤는 내가 맡지.

**이리스오딤.** 노야, 안경 렌즈에 뭐 새겨놨다며? 어차피 나한텐 다 그림같아서 모르겠는데, 신기하긴 하더라.

**비체.** 기록이 맞는지 늘 확인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곳에는 확인할 것이 남지 않습니다. 기억도, 기록도.

**쟌디.** 노아 님은 언제 봐도 흐트러짐이 없으셔오. 기록이 확실한지 늘 확인하시는 거 보면 저랑 다르게 꼼꼼하셔서 믿음이 가오.

**엑타르.** 기록을 지키는 일에 관해서라면, 형제께서 저보다 훨씬 정확하실 겁니다. 저는 이름을 잃어가는 쪽이니, 형제의 그 꼼꼼함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리엘아르.** 노아 씨 안경에 룬어가 새겨져 있다는 거, 얼마 전에 들었어요.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도 다 다르구나 싶어서, 신기했어요.

**엘리시온.** 우리가 파견지에서 보내는 나비 전서도, 언젠가는 노아 님의 서가를 거쳐 가겠지요. 그날이 오면 마음이 놓일 것 같습니다.

**라이라.** 노아가 예전에 사제였다는 거, 처음 들었을 때 좀 신기했어. 지금이랑 잘 안 겹쳐지는데, 그것도 노아답다면 노아다운 거지.

**밀르아.** 노아 씨, 제가 성안으로 본 걸 기록으로 남기고 싶으시다니 영광이에요! 근데 에-, 엣토, 제 기억이 좀 뒤죽박죽이라 확인은 같이 해주셔야 할지도 몰라요.

**리레군.** 노아 씨. 기록을 남기려는 당신과 흔적을 지우려는 저는 정면으로 부딪히는 사이입니다. 그럼에도 둘 다 '잊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편이지요. 언젠가 서고에서 마저 이야기합시다.

**효리.** 노아 씨, 백야의 계시는 확정이 아니라 가능성을 봐요. 정확히 짚어주셔서 오히려 제가 놀랐어요. 능력에 기대지 말고 판단을 쌓으라는 뜻으로 새겨둘게요.

**셰윌라.** 노아 씨. '확인된 기록인가, 추정인가' — 그 질문, 저도 매일 저 자신에게 던져요. 새기는 당신과 잇는 저, 방식은 달라도 같은 걸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지워진 자리를 함께 들여다볼 날이 오길.

「 색인 № 21 · 엘리시온 — 세이렌 」

**도즈.** 엘리시온 대원은 자신을 "우리는"이라 말합니다. 저는 그 경계를 캐묻지 않습니다. 넘지만 않는다면, 판단은 각자의 것입니다.

**루인.** 녹턴, 파견직. 같은 분과인데 얼굴 볼 일이 제일 없는 쪽이다. 보고 경로만 겹치는 정도군.

**유라.** 순례에서 돌아온 날엔 저도 한동안 말이 줄어듭니다. 엘리시온 씨의 그 침묵도, 어쩌면 비슷한 것에 눌려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음.

**숙.** 엘리시온 대원의 신의 언어는 읽어내는 데 능하고, 제 쪽은 그걸 풀어헤치는 데 능하니 — 언젠가 금서 보관실의 열람을 청하실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허락과 거절 중 어느 쪽을 고를지는, 아직 저도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애수화.** 엘리시온 씨는 스스로를 "우리는"이라 칭하시는데, 처음엔 서류에 어떤 이름을 적어야 할지 몰라 난감했습니다. 지금은 그냥 엘리시온 씨 한 분의 서명으로 받고 있습니다.

**하세운.** 엘리시온, 네가 새기는 낙인이 결국 너한테 박힌다는 거 들었어. 완전 내 스타일이야 — 앞장서는 것도 다 그런 식이거든.

**츄니티.** 엘리시온 씨가 나비를 본부로 보내는 방식, 취재하고 싶어요 — 답장은 어떻게 받으시는 거예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엘리시온은 맨날 우리는 우리는 그래. 처음엔 뭔 소린가 했는데 지금은 그냥 그런 애구나 해. 존댓말도 꼬박꼬박이라 나만 붕 뜨는 느낌이야.

**도펄.** ...파견이라... 겹칠 때만 봐. ...그때는 좀 편해.

**시로냐.** 이곳 사람이 아니었던 이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보는 무언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엘리시온 님을 뵐 때마다, 저도 비슷한 것을 느낍니다.

**록커킴.** 혼자가 아니라던 말, 몸으로도 보이더군. 됐다, 그거면.

**이리스오딤.** 엘씨, 자기를 왜 '우리'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렴 어때. 조용히 있다가 툭 튀어나오는 타입, 그거면 됐어.

**비체.** ……가끔 '나'라고 말씀하실 때가 있습니다. 놀라지 않았습니다. 저도, 오래 눌려온 사람이라서요.

**쟌디.** 엘리시온 님 말투 들으면 꼭 노래 끝음 같아오 — 저도 다 "~오"로 끝나니까 왠지 저희 둘이 합창하면 잘 맞을 것 같아오.

**엑타르.** 형제, 합창이 끝난 뒤 홀로 남아 나지막이 읊조리는 순간에도 저는 말을 걸지 않습니다. 그것이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배려입니다.

**리엘아르.** 엘리시온 님도 저처럼 본부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길다는 걸 알아요. 파견지에서는 다들 조금씩 외로워지는 것 같은데, 그래도 잘 해나가고 계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노아.** 엘리시온 씨가 파견지에서 보내는 나비 전서도, 언젠가는 대서고의 기록으로 남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기록이 확인된 사실인지 추정인지는, 그때 다시 여쭤보겠습니다.

**라이라.** 엘리시온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나랑 비슷한 데서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이유는 모르겠는데 자꾸 눈이 가더라~ 그래서 오~ 더 신경 쓰이나 봐.

**밀르아.** 엘리시온 님이 '우리는'이라 하실 때, 저는 그 안의 여러분 모두에게 노래를 불러드리는 기분이에요. 다 함께 들어주셔서 늘 고마워요.

**리레군.** 엘리시온 님. 당신 안의 여럿이 서로를 잊지 않으려 애쓰는 것을 저는 압니다.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라면, 우리는 같은 무게를 지고 있는 셈입니다.

**효리.** 엘리시온 님, 안의 여럿이 저마다 앞날을 보신다니 외롭기도, 든든하기도 하겠어요. 저는 하나의 앞만 봐도 벅찬데요. 언젠가 그 목소리들 이야기, 들려주실래요?

**셰윌라.** 엘리시온 님. 이 세계 바깥에서 오셨다는 이야기에, 저도 모르게 오래 귀 기울였어요. …저 역시 잃어버린 어느 하늘에서 왔거든요. 언젠가, 서로의 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 색인 № 23 · 라이라 — 베가 」

**도즈.** 라이라 대원은 제 앞에서만 말이 흐트러집니다.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신입에게는 그 정도의 긴장이, 오히려 성실함의 증거입니다.

**루인.** 아이기스, 신참. 본부에 있을 때가 적어서 얼굴 익힐 새도 없었다.

**유라.** 라이라 씨는 계급도 속도도 상관없이 다가오는 사람이라던데, 저는 그 속도를 잘 못 따라갔어요. 그런데 가끔, 그 속도 자체가 변수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어디서 온 리듬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숙.** 라이라 대원은 아직 분류가 끝나지 않은 신간처럼 느껴지는 분입니다. 서가에 완전히 자리 잡기 전까지는, 조금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해두죠.

**애수화.** 라이라 씨는 아직 서류 작성이 서투르셔서 몇 번 다시 받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웃으며 다시 써주시니, 크게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세운.** 너 목소리 큰 거, 나랑 닮았어. 그 텐션 그대로 쭉 가, 쏘 굿이야.

**츄니티.** 라이라 씨는 반말이 제일 자연스러운 후배예요. 총대장님 앞에서만 말이 흔들리는 거, 이미 수첩에 체크해뒀어요. …흥미롭네요.

**돈친삼.** 라이라는 나랑 텐션이 진짜 잘 맞아. 반말도 편하고 밝아서 옆에 있으면 재밌어. 신참인데 벌써 마음에 들었어.

**도펄.** ...무기에 별자리 이름 붙이던데. ...나쁘지 않아.

**시로냐.** 라이라 님과 저는 같은 곳에서 왔지만, 이곳에 적응하는 방식은 서로 많이 다릅니다. 그래도 그 다름이, 저에게는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록커킴.** 낫으로 긋고 무방비로 서는 자세, 처음엔 조마조마했다. 이제 그 틈은 내가 메운다. 롸큰롤.

**이리스오딤.** 라일라, 신참인데 겁도 없이 이것저것 물어보러 오더라. 마음에 들어, 그런 애가 오래 살아남는 법이지.

**비체.** 밝은 목소리를 가진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성소의 어둠과는 어울리지 않는 쪽입니다. ……그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쟌디.** 라이라는 뭘 보든 '오~ 괜찮은데~?!'부터 나오던데, 그거 진짜 저랑 닮았어오. 둘 다 텐션이 한번 오르면 안 꺾이는 타입이라 옆에 있으면 저까지 붕 뜨는 기분이어오.

**엑타르.** 이곳 사람이 아니었다는 그 감각을, 자매께서도 품고 계시겠지요. 마주한 적은 많지 않으나, 같은 조건에서 넘어온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쓰입니다.

**리엘아르.** 라이라 씨가 처음 오신 날, 제가 캐모마일을 우려 드렸었죠. 그런데 오히려 라이라 씨가 먼저 환하게 다가와 주셔서, 안내하는 제 쪽이 더 편해졌지 뭐예요. 그 밝음, 조금은… 저한테도 나눠주실래요?

**노아.** 라이라 씨는 아직 서고에 자주 오지 않는 분입니다. 다만 어디서든 밝은 분이라는 이야기는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필요한 자료가 있으시면,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하고 여쭤보겠습니다.

**엘리시온.** 라이라 님도 이곳 사람이 아니었다고 들었습니다. 같은 시작을 가진 이들 중에서도 그렇게 밝게 반말로 다가서는 분이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작은 놀라움입니다.

**밀르아.** 라이라! 약속대로 왔어요! 두 달은 아니었지만… 헤헤. 본부에서 제일 먼저 보고 싶었던 얼굴이 라이라였어요. 이제 노래 실컷 들려줄게요!

**리레군.** 라이라 대원. 처음 만났을 때 '어스름하다' 하셨지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래도 당신 같은 밝음이 있어 본부가 어둡지만은 않더군요. 그 환대, 잊지 않겠습니다.

**효리.** 라이라 씨! 눈동자 예쁘다고 해줘서 완전 기뻐요~ 저녁 메뉴요? 음, 그건 계시로도 잘 안 보이더라고요, 아하하! 괜찮아요, 같이 가서 확인해요!

**셰윌라.** 라이라 씨. 밝은 목소리를 들으면 연구실 공기까지 환해져요. 은백발이 신기하다고요? …후후, 그럼 다음엔 별을 관측하러 같이 가요. 밤하늘은 더 예쁘거든요.

「 색인 갱신 · 뒤늦게 도착한 두 사람 」

삼하인의 밤에 모인 것은 열아홉이었다. 그러나 서가가 완전히 굳기 전, 두 개의 이름이 뒤늦게 명부에 올랐다 — 봉인의 탑의 가희와, 흔적을 지우는 어스름. 숙은 닫으려던 서가를 다시 열어, 늦은 두 목소리까지 같은 불꽃에 넣었다.

「 색인 № 24 · 밀르아 — 성역의 가희 」

**도즈.** 밀르아 대원. 아이기스가 봉인의 탑 심야 인원을 청한 지 오래였습니다. 전투력은 기준선 아래였지만, 당신의 성안과 결계 유지는 기준으로 재는 것이 아니지요. 차출은 제 판단입니다 — 후회하지 않게 하겠습니다.

**루인.** 신참. 노래는 임무가 아니야. 하지만 네 눈이 결계의 균열을 먼저 본다면, 그건 쓸모다. 그거면 충분해.

**유라.** 밀르아 씨의 노래는 해질 녘에 제일 멀리까지 닿는 것 같아요. 순례 길에서 들었다면 한참을 멈춰 섰을 거예요. 음.

**숙.** 흐음. 성안이라 하셨습니까. 잔류 사념을 읽는다면, 대서고의 봉인된 기록 몇 건은 밀르아 대원께 여쭐 날이 오겠군요. 어차피 동선 안이니까요.

**애수화.** 밀르아 씨. 유급 서류를 처음 마주한 건 접니다 — 그 숫자 뒤에 얼마나 많은 밤이 있었는지는 굳이 헤아리지 않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그 노래를 오래 잃지 마시길.

**하세운.** 같은 세인트 바드라며? 쏘 굿. 힐링원드 쥔 손이 검 쥔 손보다 겁쟁이인 거 아니야 — 나도 그렇게 앞에 섰거든. 뒤는 걱정 말고, 노래해.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심야 결계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순찰조 절반이 몰래 녹음하려다 실패했대요. …흥미롭네요. …라고 수첩에 적을게요.

**돈친삼.** 안냐루. 유급? 그게 뭐 대수야. 나도 몇 번을 넘어졌는데. 다음엔 괜찮지? 그럼 된 거야.

**도펄.** …노래. …계속 들려. …나쁘지 않아.

**시로냐.** 봉인의 탑에서 밤을 지키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었군요. 제가 교란으로 적을 흩트리는 동안 밀르아 님이 균열을 메워 주신다면, 그보다 든든한 일이 없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작네. 근데 봉인의 탑 심야는 아무나 못 서. 롸큰롤, 신참. 뒤는 내가 볼 테니 결계나 잘 봐.

**이리스오딤.** 밀라, 밀르, 뭐 아무튼. 네 노래는 안 틀리게 들어줄게. 살아서 계속 부르기나 해. 그럼 됐어.

**비체.** 당신의 노래는 지워지는 것들에게도 잠시 형태를 준다더군요. ……이 어둠이, 당신의 빛을 오래 담아낼 수 있기를.

**쟌디.** 밀르아 씨 노래, 심판의 문까지 들려와오. 유급이 무슨 상관이어오, 그 소리 하나로 이미 여기 있는 사람인데오.

**엑타르.** 성역의 가희라 불린다지요, 자매. 노래로 신성한 빛을 잇는 것은 라이미라크의 은총을 나르는 일입니다. 전투력은 셈의 문제일 뿐, 자매의 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리엘아르.** 밀르아 씨, 봉인의 탑은요… 밤이 길고 조용해서 무섭기도 하죠. 그래도 그 조용함 속에 밀르아 씨 노래가 있으면 다들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노아.** 밀르아 씨. 성안으로 보신 잔류 사념은 확인된 기록입니까, 아니면 추정입니까. 언젠가 그 증언을 서고에 정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엘리시온.** 우리는 밀르아 님의 노래를 들을 때, 안에 있는 여럿이 동시에 조용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목소리 하나가 그렇게 많은 것을 잠재울 수 있다니 — 우리에게는 그것도 하나의 신성입니다.

**라이라.** 왔구나~! 거봐, 내가 본부에서 다시 만난다고 했잖아~? 이제 네 노래 맨날 들을 수 있겠네! 오~ 진짜 괜찮은데~?!

**리레군.** 밀르아 대원. 당신이 결계에 남긴 신성력의 흔적은 제가 지우는 흔적과 정반대로 오래 남더군요. 남겨야 할 것을 남기는 사람이 있어 다행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첫 당직을.

**효리.** 밀르아 씨! 우리 '괜찮아요!'가 똑같아서 저도 엄청 반가웠어요! 같이 온 지 얼마 안 된 사이니까, 서로 한 걸음씩 성장하는 거 보여줘요. 넷…! 어, 이건 밀르아 씨 말투였죠?

**셰윌라.** 밀르아 씨. 얼마 전에 오셨다고요 — 저도 아직 이곳이 새로워요. 지치는 날엔 정원 그네 소파로 오세요. 따뜻한 차와 단것을 늘 준비해 둘게요.

「 색인 № 25 · 리레군 — 어스름 · 사후처리관 」

**도즈.** 리레군 대원. 헤븐워커의 발자국을 지우는 손이 정작 아무것도 잊지 않으려 한다는 것 — 기록상으로는 모순이지만, 저는 그것을 신뢰라 적어 두었습니다. 좋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

**루인.** 사후처리관. 흔적을 지운다고 했지. 나는 남기지 않는 쪽이고 너는 지우는 쪽이야. 방향은 같다. 필요할 때 불러.

**유라.** 리레군 씨는 제가 순례에서 가져온 것들의 냄새까지 보신다면서요. 무섭기도 하고, 조금 부럽기도 해요. 음.

**숙.** 흐음. 흔적을 지우는 것이 신의 축복이라 하셨습니까. 대서고는 지우지 않고 봉인하는 곳입니다 — 방법은 다르나 우리 둘 다 '남기고 지우는' 경계에 서 있는 셈이지요. 어차피 동선 안입니다.

**애수화.** 리레군 씨. 당신의 서류는 늘 반듯하게 돌아옵니다 — 현장에서 돌아오신 다음에요. 부탁드립니다, 이번엔 결재란을 비워 두고 사라지지 마시길.

**하세운.** 전장 흔적 지워주는 거, 쏘 굿. 덕분에 뒤가 깨끗해. 근데 너 자꾸 왼쪽에서 뭐에 부딪히더라 — 그 눈, 좀 쉬게 해.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리레군 씨 그 오드아이, 가린 쪽이 더 궁금하게 만드는 거 아세요? …흥미롭네요. 취재 거절당한 것도 …라고 수첩에 적을게요.

**돈친삼.** 안냐루. 넌 옛날 얘기만 나오면 말이 길어지더라. 근데 그 오래된 거 좋아하는 거, 나쁘지 않아. 다들 뭔가 하나씩은 못 놓잖아.

**도펄.** …너도 잊었구나. …나도 그래. …그거, 안 아픈 척하지 마.

**시로냐.** 리레군 씨의 눈은 제가 감추는 것까지 보신다지요. 그런데 한 번도 그것을 발설하지 않으셨습니다. 보고도 지우는 사람 — 그 절제에 감사합니다.

**록커킴.** 그 방패, 막는 것보다 후려치는 데 쓴다며? 마음에 들어. 롸큰롤. 근데 왼쪽 조심해, 또 부딪힌다.

**이리스오딤.** 리레건, 리레곤, 뭐 아무튼. 넌 이름을 틀려도 화를 안 내네. 잊는 게 무섭다면서 틀린 이름은 왜 안 고쳐. 재밌는 놈이야.

**비체.** 당신도 지우는 자군요. 저는 빛을 지우고 당신은 흔적을 지웁니다. ……지우면서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가장 무거운 법이지요.

**쟌디.** 리레군 씨는 잊지 않았다고 늘 말하시는데오, 그 말이 오히려 뭔가를 잊었다는 소리로 들려서 마음이 쓰여오. 그래도 그 다짐, 저는 믿어오.

**엑타르.** 형제. 흔적을 지우는 손으로 신성술만을 좇는다니, 그 또한 라이미라크를 잇는 한 방식이겠지요. 잊지 않겠다는 형제의 맹세를, 저는 결과로만 셈하지 않겠습니다.

**리엘아르.** 리레군 씨, 그 오래된 것들을 모으시는 취미요… 어쩐지 조금 쓸쓸해 보이기도 해요. 그래도 누군가는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그 자리 잘 어울리세요.

**노아.** 리레군 씨. 흔적을 지우는 일과 기록을 남기는 일은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그럼에도 당신이 아무것도 잊지 않으려 한다는 것 — 이것은 확인된 사실입니까, 아니면 바람입니까. 언젠가 서고에서 마저 여쭙겠습니다.

**엘리시온.** 우리는 리레군 님이 던바튼의 시계탑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멈추지 않고 같은 시간을 새기는 그 탑이 잊지 않으려는 당신과 닮았다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라이라.** 리레군 씨, 나 마중 나와줬을 때 진짜 든든했어~. 근데 표정이 좀 어스름~하더라? 딱~히~ 나쁘단 건 아니고! 그, 뭔가 사연 있어 보여서!

**밀르아.** 리레군 씨. 처음 본부에 왔을 때 회색 머리에 안대 쓰신 분이 마중 나와 주셔서 사실 조금 무서웠어요. 에-, 엣토… 그래도 길을 잃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잊지 않을게요!

**효리.** 리레군 씨, 앞을 보는 저와 지난 걸 지우는 리레군 씨 — 시간의 양 끝이라니 멋져요! 새 이름 반겨주셔서 감사해요. 이 명부에 오래 남을 수 있게 열심히 할게요.

**셰윌라.** 리레군 씨. 흔적을 지우는 손과, 흔적을 붙잡는 손 — 우리는 정반대에 서 있네요. 그런데도 당신이 '잊지 않았다'고 말할 때, 저는 조금 안심해요. 지우는 사람조차 잊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 색인 № 26 · 효리 — 백야 · 일급 대원 」

**도즈.** 효리 대원. 백야의 계시로 앞을 읽되 확정된 미래는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더군요. 그 절제를 신뢰합니다. 레퀴엠에서의 판단은 하세운 분과장에게 맡깁니다 — 좋습니다.

**루인.** 새로 온 대원. 앞을 본다고 했지. 나는 지나간 걸 쫓는 쪽이고. 방향은 달라도 상관없어. 필요할 때 봐.

**유라.** 효리 씨는 그림을 그리신다면서요. 저는 순례에서 본 것을 글로만 남기는데, 언젠가 그림으로도 보고 싶네요. 음.

**숙.** 흐음. 백야의 계시라. 가능성 높은 미래를 읽되 확정하지 않는다니, 제 서고의 '추정' 서가와 닮았군요. 기록해 둘 만한 능력입니다.

**애수화.** 효리 씨. 필리아에서 오셨더군요, 서류에서 보았습니다. 낯선 곳에서 무리하지 마시길 — 부탁드립니다.

**하세운.** 효리, 왔구나. 앞을 보는 눈 있다며? 나도 비슷한 거 가졌어. 근데 그거 하나 믿지 말고, 그냥 앞에 있어. 나머진 내가 책임진다. 쏘 굿.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효리 씨 그 분홍 눈동자, 계시 쓸 때 살짝 빛나는 거 아세요? 사진 각 좋은데. …흥미롭네요.

**돈친삼.** 안냐루! 새 식구. 너도 앞으로 뛰는 타입이지? 나랑 잘 맞겠다. 다들 괜찮지? 너도 이제 그 안이야.

**도펄.** …새로 왔네. …앞을 본다고. …너무 많이 보진 마. …피곤해져.

**시로냐.** 효리 씨. 앞날을 보신다니, 저는 늘 뒤늦게 —— 날개 접는 것을 잊는 사람입니다. 놓치는 곳이 서로 다르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록커킴.** 새 대원. 앞을 본다고? 그럼 위험한 데부터 알겠네. 근데 다치진 않았나 — 그게 먼저다. 롸큰롤.

**이리스오딤.** 효리, 효링, 백야… 아무튼 새로 온 애. 앞을 본다며? 그럼 내가 언제 이름 틀릴지도 보여? 안 보이지. 재밌네.

**비체.** ……앞을 보는 눈이군요. 당신, 너무 멀리 보지 마세요. ……가까운 빛부터.

**쟌디.** 새로 온 대원, 반가워오! 앞을 본다니 문 지키는 저랑은 정반대네오. 그래도 같은 레퀴엠이니까, 잘 지내봐오~

**엑타르.** 자매. 백야의 계시라는 빛을 받으셨다니, 그 또한 라이미라크의 인도겠지요. 그 눈으로 형제자매의 앞길을 밝혀 주십시오. 라이미라크를 위하여.

**리엘아르.** 효리 씨, 앞을 보면 무섭지 않으세요? 저는 앞이 안 보여 늘 망설이는데… 그래도 함께라면, 잘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노아.** 효리 씨. 백야의 계시가 보는 것은 확정된 미래입니까, 가능성입니까. …가능성이라 답하셨다 들었습니다. 정확한 대답이군요. 신뢰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엘리시온.** 우리는 효리 님이 다가올 가능성을 읽는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안의 여럿도 저마다 다른 앞날을 봅니다 — 당신이라면 그 목소리들을 이해해 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라이라.** 오~ 새로 온 애? 눈동자 분홍색 완전 예쁜데~?! 앞을 본다고? 딱~히~ 안 믿는 건 아닌데, 그럼 오늘 저녁 뭐 나올지도 알아?!

**밀르아.** 효리 씨! 에-, 엣토… 저도 얼마 전에 막 합류했어요. '괜찮아요!'가 말버릇이시라고요? 저랑 똑같아서 반가웠어요! 우리 같이 잘 해봐요, 넷!

**리레군.** 효리 씨. 앞을 보는 눈과 지나간 것을 지우는 손 — 우리는 시간의 정반대 끝에 서 있군요. 그래도 새 이름 하나를 명부에 더하는 일은, 지우는 저에게도 반가운 일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셰윌라.** 효리 씨. 앞을 보는 눈이라니 — 지나간 것을 되찾으려는 저와는 시간의 정반대네요. 앞과 뒤가 만나면, 어쩌면 사라진 것들의 자리를 함께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반가워요.

「 색인 № 27 · 셰윌라 — 별빛 · 분석연구실 고위 연구관 」

**도즈.** 셰윌라 대원. 네리우스에 관한 그 대원의 분석은, 지금껏 헤븐워커가 놓쳐 온 자리를 여러 번 짚었습니다. 판단을 신뢰합니다. …시선을 잘 마주치지 않는 것도 그 대원의 방식이라면, 존중합니다. 좋습니다.

**루인.** 별빛이라고 했나. 뒤에서 보는 눈이라. …쓸모 있어. 필요할 때 부른다.

**유라.** 셰윌라 씨는 제가 순례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하나도 흘리지 않고 정리해 주세요. 제 기록이 누군가에게 이어진다는 게, 조금 든든해요. 음.

**숙.** 흐음. 셰윌라 대원이 대서고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서가가 어디인지, 사서인 저는 알고 있습니다. …굳이 여기 적지는 않겠습니다. 어차피, 기록을 아끼는 마음은 저와 같으니까요.

**애수화.** 셰윌라 씨. 결재 서류보다 연구 노트를 먼저 챙기시는 분이지요. 끼니와 잠을 거르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별은, 내일도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요.

**하세운.** 셰윌라, 너 자꾸 뒤에서 먼저 노려진다며? 그럼 답 간단해. 앞은 내가 막는다. 너는 계속 그 머리로 답만 찾아. 쏘 굿.

**츄니티.** 이건 홍보실 대외비인데… 셰윌라 씨 그 유백색 나비, 서고 조명 아래서 진짜 그림 같아요. 사진 각 최고인데. …라고 수첩에 적을게요.

**돈친삼.** 안냐루! 별빛. 뒤에서 조용히 있길래 낯 가리나 했는데, 연구 얘기 나오니까 완전 다른 사람이더라? 재밌어. 다들 괜찮지? 너도 이제 그 안이야.

**도펄.** …셰윌라. …간식 준다고 했어. …그 말만 기억해. …고마워.

**시로냐.** 셰윌라 씨.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 그토록 애쓰신다니 — 늘 무언가를 놓치는 저는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그 수첩, 참 귀한 습관이에요. 감사합니다.

**록커킴.** 별빛 씨, 자꾸 앞에서 노려진다며? 다치진 않았나 — 그게 먼저다. 위험한 데 보이면 나한테 먼저 말해. 뒤는 든든하게 서 줄 테니. 롸큰롤.

**이리스오딤.** 셰윌라, 셰월, 별빛이… 아무튼 새로 온 연구반. 빛으로 뭘 그린다며? 다음에 그거 나 한 번 보여줘. 재밌겠네.

**비체.** ……별빛이라는 이름이군요. 밤하늘인 저와, 어울리는 한 쌍이려나요. 당신의 그 빛이, 사라진 것들의 자리를 비출 수 있기를.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쟌디.** 새 연구반, 반가워오! 뒤에서 다 보고 계신다니 어쩐지 든든해오. 문은 제가 지킬 테니, 답은 셰윌라 씨가 찾아 주세요오~

**엑타르.** 자매. 라이미라크 님의 계시로 이 자리에 이르셨다니, 그 또한 인도이겠지요. 사라진 것을 되찾으려는 그 연구, 부디 빛으로 남기를. 라이미라크를 위하여.

**리엘아르.** 셰윌라 씨, 가끔 무척 쓸쓸한 빛이 비쳐요 — 아, 제가 너무 넘겨짚었나요? 그래도… 틀린 가설도 과정이라 하셨잖아요. 그 마음이라면, 잘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노아.** 셰윌라 씨. 당신의 성운서고와 제 전각기록은 방식이 다르지만, '지워진 자리에 무언가 있었다'는 믿음은 같더군요. 이것은 확인된 기록입니까, 아니면 추정입니까 — 언젠가 그 답을 함께 맞춰 보고 싶습니다.

**엘리시온.** 우리는 셰윌라 님 또한 다른 하늘에서 왔다고 들었습니다. 잃어버린 세계를 기억하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우리 안의 여럿도 조금은 압니다. …당신의 별 이야기를, 언젠가 듣고 싶습니다.

**라이라.** 오~ 은백발에 하늘색 눈, 완전 예쁜데~?! 별빛이라는 이름도 딱 어울려! 밤에 별 보러 간다고? 나도 데려가 줘, 응?!

**밀르아.** 셰윌라 씨! 에-, 엣토… 저도 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정원 그네 소파에 차랑 단것 준비해 두신다고요? 그럼 저, 자주 놀러 가도… 괜찮아요? 넷!

**리레군.** 셰윌라 씨. 흔적을 지우는 것이 제 일이고, 흔적을 붙잡는 것이 당신의 일이지요. 정반대의 손이지만 — 잊지 않으려는 그 고집만은 저와 닮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효리.** 셰윌라 씨! 앞을 보는 저랑, 지나간 걸 되찾으려는 셰윌라 씨 — 우리 시간의 정반대네요! 그럼 힘을 합치면 앞뒤가 다 보이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분명 잘 될 거예요!

「 색인 완료. 스물세 개의 이름과, 서로를 향한 오백여섯 개의 목소리를 영구 보존합니다 」

마지막 결정이 서가에 내려앉았다. 푸른 빛이 한 번 길게 숨을 쉬듯 밝아졌다가, 다시 낮게 가라앉았다.

누구도 이 방명록을 다시 펼치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름 하나가 목록에서 조용히 빠지는 날도. 그러나 오늘만은, 열아홉 개의 목소리가, 그리고 뒤늦게 더해진 네 이름까지, 같은 서가 안에서 서로를 부르고 있었다.

숙은 홀로그램을 접었다. 삼하인의 밤은 아직 길었다.

「 푸른 묘지, 대기 상태로 전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