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02 / 10
겪은 자의 기억
# 2화 — 겪은 자의 기억
확신은 행동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확인된 사실만이 한다. 그것이 엑타르의 코덱스였다.
그는 자신의 기억이 진짜 미래인지, 죽어가는 뇌가 지어낸 위안인지 가려야 했다. 골방을 나서며, 그는 차갑게 한 가지를 시험했다.
미치지 않았다는 증거가 필요했다. 끝에서 시작으로 던져졌다는 것은 둘 중 하나였다. 그가 정말 죽음 너머에서 되돌려졌거나, 혹은 산화하는 뇌가 마지막으로 지어낸 자비로운 거짓이거나. 후자라면 그는 곧 다시 빛으로 풀릴 것이다. 전자라면—해야 할 일이 있었다. 어느 쪽인지는, 사소한 사실 하나면 갈렸다. 기억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맞히는가.
복도를 앞서 걸으며, 엑타르는 속으로 하나를 골랐다. 검증할 사건. 사소하고, 곧 닥치고, 그가 손쓸 수 없는 것이어야 했다. 그래야 우연이 아니다.
식당으로 가는 복도. 세 번째 계단. 비체의 향로.
그는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입 밖에 내지도 않았다. 다만, 그 빈 계단을 미리 보았다.
복도 끝에서, 금속이 돌계단에 부딪는 소리가 났다.
*땡그랑— 데구르르르…*
향로가 굴러 내려갔다. 한 단, 두 단, 세 단. 둔탁한 청동이 모서리마다 다른 음으로 튕겼다. 그리고 비체의, 좀처럼 듣기 힘든 짧은 탄식.
세 번째 계단이었다.
엑타르는 그 소리에 놀라지 않았다. 놀랄 수 없었다. 향로가 굴렀다는 것은, 그가 본 끝이 전부 진짜였다는 뜻이기도 했으니까. 세계가 지워지던 그 마지막까지, 전부.
하인리티스가 곁눈으로 그를 살폈다. 소리가 나기 전부터 분과장의 시선이 그 빈 계단에 가 있던 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묻지 않았다. 무어라 물어야 할지 몰랐고, 분과장은 묻는다고 답할 얼굴이 아니었다.
증명은 끝났다. 그의 기억은 진짜였다. 향로가 굴렀듯, 오늘 밤 라흐 왕성 장서관의 천장도 무너질 것이다. 그가 막지 않는 한.
그리고 그는, 막을 것이다.
그러나 막는 것에도 순서가 있었다. 전에는, 그는 늘 총대장의 승인을 받은 뒤에야 움직였다. 도구는 쥐는 손이 정당해야 도구일 수 있었으니까. 이번엔 그 순서를 바꿀 참이었다. 그러려면 먼저 한 사람에게만은 진실을 보여야 했다. 진실과 기억을 감별하는 자에게는, 거짓도 침묵도 통하지 않았으므로.
총대장은 알아보았다.
엑타르가 보고를 마치기도 전에, 도즈는 이미 그를 다르게 보고 있었다. 최초의 헤븐워커. 진실과 기억을 감별하는 자. 그 앞에서 거짓은 무의미했고, 더 위험한 것은—그 앞에서는 *어긋난 기억* 자체가 읽힌다는 것이었다.
협의체의 둥근 방, 다른 분과장들이 자리하기 전이었다. 총대장이 일부러 그 시간을 비워둔 것을, 엑타르는 뒤늦게 알아챘다.
"녹턴 분과장."
도즈가 말했다.
"당신의 기억이, 당신보다 늙었군요."
엑타르는 침묵했다.
"비체가 향로를 떨어뜨릴 것을 알았습니다. 엘리시온이 단독 파견을 고집할 것을 알았습니다. 이건 선지가 아닙니다. 선지는 안개처럼 흐릿하지요. 당신의 것은… *겪은 자의 기억*입니다."
방 안이 조용했다.
도즈는 그 출처를 캐묻지 않았다. 캐물어 답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님을, 감별하는 자가 가장 잘 알았다.
엑타르는 오래 침묵하다, 절제의 갑옷을 처음으로 스스로 열었다. 전에는 이런 자리에서 늘 화제를 돌렸다—지나간 일입니다. 그러나 절제는 세계를 구하지 못했다. 한 번도 열지 않은 갑옷은, 결국 빈 갑옷이었다.
"형제들의 이름이 전부 지워지는 것을, 저는 보았습니다."
엑타르가 말했다. 그 이상은 설명하지 않았다.
"공허의 짐승을 베어도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을 풀어놓은 것은 베이지 않으니까요. 싸우지 않고, 다만 지웁니다."
도즈의 눈이 가늘어졌다. 베이지 않는 적. 싸우지 않는 적. 총대장조차, 그런 적의 형상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헤븐워커는 증오할 대상을 베어 살아온 조직이었다. 그러나 벨 것이 없는 증오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긴 침묵이 흘렀다. 도즈는 그 말의 무게를 달고 있었다. 거짓이라면, 그의 저울이 먼저 알았을 것이다.
저울은 기울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이었다.
"죽음으로서 의무가 끝난다고 배웠습니다."
엑타르가 도즈를 똑바로 보았다. 갑옷의 틈을, 처음으로 스스로 열어 보이며.
"저는 그 끝을 압니다. 죽음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산화는 곧 저 자신을 지우는 일이고, 지움을 먹는 것에게 그것은 한 끼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엔, 다르게 하겠습니다."
도즈는 늘, 엑타르의 증오를 녹턴 운영의 동력으로 *승인*하는 자였다. 엑타르의 모든 헌신은 도즈의 저울 위에서 무게를 인정받아야 했다.
이번에 엑타르는, 저울에 오르기 전에 먼저 움직였다.
"오늘 밤, 장서관에서 사람이 죽습니다. 그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거기서부터, 분과가 하나씩 줄기 시작합니다. 의결도, 협의도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지금 막겠습니다."
"분과장 협의의 절차를 건너뛰는 일이군요."
도즈가 천천히 말했다.
"코덱스에 없는 일입니다."
"녹턴 전술 코덱스는 지침입니다."
엑타르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하는 법. 이번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전의 그라면 결코 하지 못했을 말이었다. 총대장의 승인을 구하던 자가, 승인을 통보로 바꾸고 있었다. 도구이기를 자처하던 자가, 손이 되려 하고 있었다.
도즈가 그를 오래 보았다. 그리고—저울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좋습니다."
총대장이 말했다.
"당신의 기억에, 무게를 두겠습니다."
도즈가 잠깐 멈췄다가, 덧붙였다. "이 둥근 방의 나머지는, 제 눈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당신의 기억은, 가장 의심스러운 종류의 말일 테지요. 오늘 제가 비워 둔 자리들은, 머지않아 채워질 겁니다."
그가 일어섰다. 둥근 방의 빛이 그의 윤곽을 둘렀다.
"다만, 녹턴 분과장. 한 가지 묻겠습니다. 진실을 가리는 것이 내 일입니다. 그래서 보입니다. 당신의 확신 한가운데, 한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다섯 사람의 자리가. 그 자리에, 이름이 없더군요."
엑타르의 호흡이 한순간 멎었다.
성전군 전우 다섯. 산화의 마지막 순간 지움이 가장 먼저 거둬간 것. 돌아온 지금도 빈 채로 남은 것.
그것이 도즈가 읽어낸 공백이었다. 엑타르 자신은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다섯이 있었다는 사실만 알 뿐, 그들이 누구였는지는—이미, 그를 되돌려 보낸 그것이 가져간 뒤였다.
"당신이 다시 쓰려는 미래의 값은."
도즈가 물었다.
"누가 치릅니까."
엑타르는 대답하지 못했다.
값은 이미 치러지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 다섯의 자리는 백지였다. 그리고 그는 알았다—이름을 더 지킬수록, 그 백지가 넓어지리라는 것을.
"제가 치릅니다."
엑타르가 말했다.
"늘 그래왔듯이."
그것은 그가 평생 해온 답이었다. 도즈는 그 답을 알았고, 이번에는 그 답에 담긴 새로운 위험까지 읽었다. 그러나 더 묻지 않았다. 감별하는 자는, 때로 모르는 척하는 것이 자비임을 안다.
엑타르는 협의체를 나섰다.
오늘 밤. 라흐 왕성 장서관. 천장 아래.
그는 그 도면을 외우고 있었다. 무너지는 자리도, 무너지지 않게 하는 자리도.
이번엔, 아무도 그 아래에 깔리지 않을 것이다.